2011. 7. 25. 08:00 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철거촌 고양이] 2011년 7월, 많이 울었던 날
일이 묘하게 꼬이고 있습니다
정말...묘묘하게...
제 블로그의 방명록에는 요상한 글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방송작가들의 글인데요
ㅡㅡ;; 거의 야금야금 씹어버립다만
이번엔 환경스페셜
철거촌 고양이에 대해 담고 싶으시다고....
일단 연락처를 드렸더랬습니다.
몇번의 연락이 오가고
또다시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건물들이 다 헐리고
이제 마지막 남은 주민도 이사를 나갔습니다.
동네 고양이 느낌은 사라지고
그냥 철거촌 고양이 색깔이 짙어진
길냥이들은
부석부석한 털
비쩍 마른 몸
배고픈 눈
어느새 몸을 풀었는지
여기저기 애처롭게 몸을 누입니다.
가방 안의 사료를 톡톡 다 털어 냈는데도
자꾸만 가까이 옵니다
건물을 깨부수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하나둘 사람이 떠나간 적막한 거리에도
낯선 방송국 카메라에도
어느새 익숙해진걸까요
아직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거기에 있습니다
마음도 잠깐 거기 놔두고 옵니다.
구조해줄 수 없어요
도와줄 수 없어요
그냥 거기에 있어요
손에 집히는 대로 들고 나와
굶주린 배 한번 채워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적당히 무관심 하고
적당히 어려워 하고
적당히 아파하기로 해요
그냥 마음만 잠깐 두고 오기로 ...
그렇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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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다들..그곳에 있더군요. 그냥 지켜보기..어떻게 살아남을지 바라보네요
2. 다들 절 기억하네요..ㅠㅠ 길들이지 않아도 서로 길들여지네요...
3. 하아...40-150mm 렌즈를 이렇게 쓰네요.
다음뷰 손가락 추천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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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울해 지는군여~~~~~~~~~~~~~~~~~~~~
인간은 지독히 이기적이라..................
아니 가진자만 이기적인걸지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분명 저 재개발은 고양이에게만 가혹한것이 아닐터.....................
씁쓸하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늘연이님 사실 자연상태도 혹독하긴 합니다.
인간의 삶도 자연상태의 변형이지요.
다만 이성과 이상이란 것이 좀더 인간을 변화시키려 한달까요
제 짧은 소견에.........
자연상태는 혹독하긴 하지만.................
나름 공평(맞는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하달까요???????????
하지만 인간세상은....................
공평하지는 안다 생각해요
이성과 이상이 +에너지라면.............
탐욕이라는 -에너지가..............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걱정입니다...............
부산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던데..................
무탈하신지요???????????.
하늘연이님 이미 그런 자연에도
인간은 거침없이 하이킥!!! 중인거지요
흐흐흐흐 뭐...자본이라는 실체화된 에너지파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보니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인겁니다
저처럼 길에서 고양이나 찍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거지요.
이 비 많이 내리는 시점에 서울에 와 있는 적묘입니다 ^^
당분간은 서울에 있답니다~~~
하늘연이님께서도 무탈히!!
비 그치고 난 뒤 더위에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