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무도 없다. 여기에 밤마다 음식을 놓아주던 이도 오가면서 살갑게 인사하던 이도 없다 여기서 태어나 자랐는데 세상이 변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몇번의 시끄러운 소리 몇 일의 무너짐 그리고 쓸어감 어디론가 사라진 사람들 어디서 먹을 것을 구할까 아직은 바람을 피해 따스한 햇살을 누릴 수 있는 벽이 남아있으니 괜찮아 이제 힘든 겨울이 지났으니 봄을 맞아 꽃이 피고 모든 일상이 따스할 거라 생각했는데.. 힘겹게 벽을 올라간다 이 벽은 언제 사라질까 공사장이 아닌 곳은 도로.. 도로가 아닌 곳은 철거예정지 언제나 쫒겨다니는 것이 생의 전부였지 뒤돌아 봐도 사실... 마땅한 답도 나오지 않아 다시 한번 벽에 오른다 신이 있다면 내가 극복할 수 있는 만큼의 벽만 눈 앞에 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