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긋 세웠던 세모난 귀도 살포시 한숨 가라 앉고 날카롭게 갈아대던 발톱도 보드라운 솜털 속으로 갈무리 해놓고 옆구리만 느슨하게 오르락 내리락 천천히 들숨과 날숨이 오간다 팽팽하게 댕겨 놓았던 서슬퍼렇게 벼려 놓았던 그 모든 것을 살포시 내려 놓는 평온한 시간은 쉽게 오지 않지 처음부터 삶이 녹록하진 않았으니 엄마를 잃고 사람을 알게 되고 적묘의 품으로 들어오게 되고 언제든 또 다시 떠날 수 있게 언제든 또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모든 것이 평온해져도 꼬리는 살랑살랑 토옥토옥 잠이 들어도... 꼬리가 잠들지 못하는 것은 고양이의 본능 눈을 감고 있어도 발톱을 갈무리하고 있어도 보들보들 담요 위에 동글~ 웅크리고 있어도 그래도 꼬리는 살랑살랑 2012/03/09 - [적묘의 고양이]러시안 블루 몽실양과 과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