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숨은 고양이 찾기, 봄이구나 싶다.노묘 3종세트

적묘 2017. 3. 4. 09:00





작은 화분의 부겐빌레아가

어느새 무성해지고

다시 꽃을 피우면


또 한번의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겨우내 차가웠던 바닥을

맨발로 걸을 수 있게 되면

봄이 왔음을




방문을 열고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마냥 찬 바람이 들어오게 할 수 있다면


봄이 왔음을








방문을 열고


14살이 된 벽 스티커의 검은 고양이들을 하나씩 담을 수 있다면


봄이 왔음을








꽁꽁 묶어놓았던


노랑 꽃망울을 잔잔하게 꺼내놓다

팡팡 터트리면


봄이 왔음을








더이상 필 수 없을만치 활짝 열린 매화꽃이 탐스러우면

봄이 왔음을









초롱군이 괜시리 더 발랄해지면

봄이 왔음을








그렇게 선득하게 차던 

방문턱에 앉아


간식을 조금씩 주다보면

생각만치 춥지 않아서

봄이 왔음을








살랑이는 꼬리 끝에


괜시리 옥상 정원으로 나가보고 싶어지면









진짜 봄이 왔음을 알게 된다

진짜 봄을 두눈에 담게 된다






계단 위의 고양이들을


검은 스티커 고양이들까지

찬찬히 바라보다 보면







이제 춥지 않으니

봄볕 즐기자고 나가자고 고양이들을 불러보다 보면


정말 이제 봄이구나









소파에서의 시간이 줄어들고

계단으로 뛰어 올라오고

정원으로 나가자 할 때









더 이상 아버지의 두꺼운 겨울 옷이

소파 위에 걸쳐있지 않고

그 위에 고양이가 없으면



진짜 봄이 왔구나 






그래도 아직은 극세사 이불에 파묻혀 있는 걸 좋아하는

13살 노묘를 보다보면..


그래 봄이구나

아직은 여름은 아니구나



우리의 봄은 

햇살 따뜻하고

바람 설레이고

극세사 이불이 포근한


그런 봄이구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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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1. 우리에겐 몇 번의 봄이 더 남았을까....노묘 3종세트에게 물어봅니다.


2. 남미 원산지인 부겐빌레아. 햇살 좋은 날 가득 핀답니다.


3. 검은 고양이들 벽스티커는 14살 전후. 초롱군은 있고 몽실양은 아직 없던 시절에 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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