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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묘의 코이카]2013년 크리스마스 의료캠페인에서 만난 아이들

페루 코이카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의료 캠페인을 한답니다. 리마에 있는 코이카연수생 -페루공무원들을 한국 연수 보내주는 프로그램-들과 함께 코이카 페루 사무소, 코이카 봉사단원들이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캠페인입니다. 주로 리마 외곽에 있는 저소득층 공립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랍니다. 제가 2011년 12월 5일에 임지 발령이 나서 현지적응 훈련 끝나자 마자 이 행사에 참여해서 어느덧 3번째!!! 사무소 및 단원들 중에서도.... 최고참이 되어 있군요. 1년 만에 만난 코이카 연수생 교수님들조차 1년 만에 본다고 반가워 하시면서 한국 간 줄 알았다면서 .....;;;; 3년째니까 꼭...꼭..;;; 2014년엔 코이카 연수생들을 상대로 특별 수업 꼭 해달라고.ㅠ.ㅠ 아 무서워..;;; 만날 때마다 그런 분..

[적묘의 단상]2013년, 마음 가는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항상 돌아갈 수가 없어서 달리는 기분. 그래도 걷고 뛰는 동안은 그 행위 자체에 충실한다. 뒤를 돌아보거나 눈을 감을 수 없이 달려야지!!! 어떤 일정이 끝날 때쯤에 새 운동화를 사고... 또 걷고 뛸 준비를 한다. 그동안 신었던 너덜거리는 신을 버리고, 새 신을 신는다. 저 운동화는 지금, 페루에 나와 함께 있고 회색으로 빛바래고, 너덜거리는 바닥엔 물이 슬쩍 스민다 지금 나처럼... 그래도 아직, 신발끈을 다시 당겨 묶는다. 그 언젠가 다시.. 하늘을 날 그때를 위해서 아직은 지치기엔 이르지. 2013/12/11 - [적묘의 페루]특별한 2013년 크리스마스 트리, 센뜨로 데 리마 2013/12/05 - [다음뷰]적묘의 일상 혹은 여행, 2013년을 보내며 2013/12/10 - [적묘의 단상] 역린..

적묘의 단상 2013.12.18

[적묘의 페루]와인과 와인 안주,생치즈, 하몽, 멜론 그리고 레디쉬

술보다는 커피커피보다는 주스, 주스보다는 우유와 물무언가를 사이에 두고 입술을 적시고혀를 촉촉하게 해주면사실 뭐든 별 상관없는 것이 좋은 사람과의 대화지요.문과대 자판기 150원짜리 커피가 제일 좋았던단풍 날리는 벤치에 앉아서 길게 길게 이야기 하기도 좋고사실, 그땐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폭을 넓혀도 좋았고길게 길게 이야기 한다고 해서 상대의 반응을 살필 필요도 없었던 것이숨김없는 반응을 해줬으니까요.지금은 ... 가끔은 정말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도 마시는 것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서 마시는 것그런 자리는 피하고 있고그래서 더욱더 술자리와 멀어집니다.술마시지 않아도 편했던 술자리들은 진짜 대학 때나친한 언니님들과의 자리들 정도였으니까요.직장 생활에서의 술자리는 스트레스고..

[적묘의 우울증]혹은 낯선 땅에서 나 혼자 산다

꽃을 보고 햇살을 쬐고, 새의 노래를 듣고 부드러운 고양이를 느끼고 입 안에 달달한 사탕을 하나 넣는 것으로 모든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의약품 하나로 두통이 해결되기도 하고, 항히스타민제 하나로 거푸 터지는 기침이 멈추기도 하고 듣고 싶던 당신의 목소리가 들릴 때도 있고 보고 싶던 그대의 안부가 작은 창에 뜰 때도 있고 당연한 내 외로움에 공감하는 타인에게 고마운 것. 고여 썩어가고 있는 물을 보는 바람이 통하지 않는 좁은 길가에 고여있는 역한 내음을 맡는 지겹도록 끝나지 않는 이 시간을 내가 선택했다는 것을 그토록 익숙한 모든 것들에서 한걸음 물러선 자리에 있다는 것.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에 갑자기 들려오는 우리말에 갑자기 보이는 우리글에 갑자기 느끼는 외로움에 갑자기 퍼지는 눈물에 그제서..

적묘의 단상 2013.11.19

[적묘의 페루]노랑둥이 고양이 하품으로 월요병을 이겨내기

남의 시선을 신경쓰고 살기엔 하루하루의 피곤이 너무 커서 그냥 눈 질끈 감고 크게 하품을 하고 있어.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가장 중요한 건 나인데 왜 타인의 시선에 타인의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고 있는 걸까 사실 모두 같은 곳에 있고 모두 같은 고양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개체가 아닌데 왜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나 너는 너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들 가끔은 다른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나른함과 피곤한 월요일을 마음껏 표현해도 되는 것이니까 온 몸을 쭈욱 펴고~ 있는 힘껏 입을 크게 벌리고 숨겨 놓은 날카로운 이와 까칠한 혓바닥 핑크빛 입천장까지~ 모두 다 보이도록~ 지루함과 우울함과 피곤함을 다 꺼내버리면 좀 개운하겠지 2013/10/25 - [적묘의 페루]노랑둥이 고양이 중앙선 신기한 무늬..

[적묘의 간단레시피]모닝 갈비찜에 얽힌 슬픈 사연

페루는 참 여행하기엔 좋은데 살기엔 좀 팍팍합니다. 일단 땅이 넓고 여러가지로 신경써야하고 이동 거리가 긴 편이라서.... 일단 나갔다 오면 피곤한데다가 일어나서 한국시차에 맞춰 메일 확인하고 블로그 글 예약 확인해 놓고 수업 준비와 숙제검사 등등 집에서 하고 오전 11시쯤 나가서 12시 30분쯤 기관에 도착해 수업을 시작하고 돌아오면 저녁 7시 반에서 8시 사이 평일엔 어떻게 무언가 요리할 시간적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없어요. 그런데 이 ....갈비찜은 정말이지..;;; 모닝 갈비찜!!!! 일단....냉장고의 고장으로..ㅠㅠ 냉동실은 멀쩡한데 냉장고는 실온에 가까운 상태 모든 식재료를 다 빼고 완전히 코드를 빼고 하루를 기다리는게 제일 좋거든요. 혹시 냉동실에서 내려오는 냉기가 통과하는 구멍이 막힌 거..

[적묘의 페루]봄날의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미라플로레스

하나 둘 내려놓고 묵직한 것이 처음부터 없었던 마냥 앞으로의 한시간이든 1년이든 10년이든 100년이든 알게 뭐야. 나는 지금 여기에 있을 뿐 내게 주어진 것은 이 순간 이 봄 햇살 누군가 방해를 좀 해도 이 봄은 나의 것이고 이 순간 이 공간을 점유한 것은 오로지 나 이 곳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지금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의 봄 햇살 세상의 많은 것들은 배경이 된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의미를 퇴색한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다 세상의 잣대는 사실 세상의 것이 아니다. 나의 잣대가 아직 너무 짧다. 세상의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기 전까진 내게 보이는 것만이 의미가 되고 그렇게 바라보기에 봄날의 고양이가 특별해진다. 내가 좋아하니까.... 봄의 햇살이..

[적묘의 페루]햇빛,꽃, 고양이 그리고 단렌즈

6개월 지속되는 흐린 하늘에 드디어 햇살이 비치고 꽃에도 생기가 돌면 그 잠깐 오후의 빛이라도 잡아볼까 싶어 공원을 거닐어봅니다. 오랜만에 들고 나온 검은 350디가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제일 가벼운 쩜팔 하나 달고 나와도 말이죠. 단렌즈의 매력은 눈과 같은 비율이라는 것 그리고 다가가는 만큼 뒷걸음치는만큼 담을 수 있다는 것 줌이나 광각이 없이 그대로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담긴다는 것 그만큼 마음과 몸의 거리가 일치한다는 것 그래서 단렌즈는 참 매력적입니다. 다가갈 용기와 도망가지 않는 마음이 사진에 나타나니까요. 느른한 햇살 가득한 오후시간 낯선 이의 가열찬 셔터소리에 눈 정도는 떠주지만 꼬리하나 까딱하기 싫은 마음도 담을 수 있지요 게~슴~츠~레~ 정말 오랜만에 해가 난 거리를 걸어봅니다. 저는..

[적묘의 페루]억울눈매 아기 샴고양이가 입양된 곳은~

정말 오랜만엔 350디에 쩜팔 단렌즈 끼우고 나간 이유는 순전히 이 꼬맹이 때문이랍니다~~~ 지난 주에 올렸던 귀여운 아기 고양이~ 억울억울 눈매의 귀요미 입양된 곳은 바로 한인성당의 신부님~~~~ 사제관에 있답니다. 이런 눈망울을 담고 싶으면!!! 역시 단렌즈!!!!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기 고양이와 오랜만에 들어보는 내 삼오공디~ 미사가 끝나고 바로 사제관으로 달려가서~ 다들 예뻐라 하는 중~ 그러나 역시 아빠 품이 최고!!! 다른 사람 손에 있으면 불안해서 야옹야옹하더니~ 신부님 품 안에서는 편안하게 쏘옥~~~ 들어가서 쉬네요~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길!!! 2013/11/08 - [적묘의 페루]푸른 눈동자에 풍덩~아기샴고양이 2013/11/06 - [적묘의 페루]푸른 눈 고양이가 아이들에..

[적묘의 강아지]눈이 슬픈 골든 리트리버를 만났던 가을 어느날

사진은 그날의 마음을 담는다가끔은 눈물을 흘리며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셔터를 누를 때가 있다한참 또 한참 전의 일이다.문득 사진들을 정리하다 한뭉터기 쏟아지는 마음에 잠깐 또 울컥한다.사진은 그래서 또 다른 기억이 된다.유난히 눈이 고운 골든 레트리버가 슬퍼 보였던 건내 슬픔의 투영인걸까기억에 아직도 선명한그 어느 날이미 예고된 소식인데도슬프다급히 수업을 조절하고 달려간부산에서 울고 또 울고그리고 장례식장에선 오히려차분히 기다리고 기다리며슬픈 기운에 눌려조용하기만 한 큰 개를 담는다많은 기쁨과 많은 슬픔을 함께 했을이 성당의 강아지시간의 깊이가 짙은 눈으로차분하게 말을 한다누구보다도 슬기롭게누구보다도 따뜻하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