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다 봄 햇살 위를 걷는다 삶을 걷고 있다 노랗게 꽃이 가득한 어느 날 꽃 길 뒷편에 파아란 하늘 아래 삐쩍마른 고양이 한마리가 걷고 있다 새순이 올라오고 잎새보다 더 빨리 터지는 꽃망울이 몹시도 곱다 어디로 가는지.. 무성한 봄 속에 지난 겨울의 추위가 아직 남아있고 무정히 마음은 닫혀있고 열려 있는 문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 걸어갈 힘이 남아있으니 걸어야 한다.. 뒤에서 부르는 낯선 목소리에 위안을 기대하기엔 묘생은 치열하다 씽~~ 지나가는 자동차를 피해 길을 건넌 것으로 또 한번의 목숨을 건졌다.. 산수유 꽃은 매년 피지만 고양이는 이번 해의 붉은 산수유 열매를 볼 수 있을까 밭고랑 하나 차이.. 이 너머에서는 꽃을 담고 저 너머에서는 고양이를 담는다 봄은 꽃피우니 여름은 푸르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