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엔
10년 전에
5년 전쯤엔?
초롱군이 계단을 올라오는 걸
찍으려면 디에셀알을 들고
iso를 있는대로 올려서 대기~
그래도 나오는 건 유령샷이었는데
그런데 이젠....
한걸음 한걸음
앞발을 딪고
또 뒷발을 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해요.
정지사진처럼 찍을 수 있는
초롱군이 계단을 올라오는 장면들....
왜 이리 울컥한건지
끄응차....
그대로 멈추기도 하고
그 사이에 여전히 날랜
우리집 막내 12살 몽실양은
그새 집사 곁에 와 있습니다.
무언가 소리가 들리는 것에도
반응이 느려집니다.
집에 캣타워가 뭔 소용이냐
냉장고, 티비, 장식장, 옷장, 책장, 소파
전부 다 캣타워가 아니더냐
우다다거리면서 고양이 3마리가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소리가
말발굽 소리처럼 들렸었는데
어느새 무릎 관절이 아파
절룩이며 걷는
초롱군과 깜찍양은
소파 등받이에도 잘 올라가지 않는답니다.
힘겹게 올라와
햇살 한가득 받고서는
봄비에 싹이 무럭무럭 올라오고 있는
캣닙 화분들 슬 한번 지나가서는
그냥 초록이들 한번 보고
가장 편안하게
소파에 드러 누워 봅니다.
고양이 나이 18살에
캣타워가 무슨 소용이 있단가
누우니 좋구나~
집에 돌아와도 현관에 달려나오지 않고
느른하게 누워있는 초롱군의 지정좌석
날이 좋구나
햇살이 창을 가득 채우고
고양이 눈에 햇살이 아롱지도록
날이 좋구나
캣타워는 필요없으니
이리 와 함께 햇살바라기 하자는 듯
더더 그윽해지는 초롱군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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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10년 전, 거짓말 1g 보태서 초롱군은 계단 위를 날아다녔더랬습니다.
2. 요즘은 응~차~ 끄응~~~차~~~ 하고 올라오는 기분?
3. 눈을 마주 바라보는 시간. 같이 살아가고 죽어가는 이 순간이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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