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느른한 오후 17살 노묘의 시선,거실 인테리어 필수소품

적묘 2016. 5. 31. 09:33




늦은 봄

이른 여름


그런 거 없이 그냥 

겨울바람 끝나니

여름이 시작되고


초롱군은 그냥 바람부는 창 앞

폭신하게 방석깔린 소파 자리가

지정석으로 결정해버린 모양


그냥 거실 인테리어 필수소품

소파 위 고양이~





커다란 창 


짤랑짜랑

바람에 흔들리는

원석 풍경들 소리





올해는 다들 

왜 이리 화사한지


동시에 6송이고 7송이고

활짝 활짝 만개하고 있는

아마릴리스





돌은 나이를 먹지 않고

꽃은 순식간에 지니


천천히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우리뿐인가 보다





천천히가 아니지

눈을 감으면


17년 전이

어제같은데


처음 만나서 서로 온기를 나눴던 시간이

어제같은데





아마릴리스보다

더 선연하게 기억이 붉은데






어느새 우리는 

또 다른 시간에

또 다른 공간에

또 다른 카메라





또 다른 계절에

또 다른 꽃이 피는 곳에





그렇게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

너의 곰젤리도 더이상 부드럽지 않고





20시간씩 자는거 맞아?

23시간씩은 자는 듯해


계속 말을 걸어야 

계속 셔터를 눌러야


가끔 귀찮다는 듯이 눈을 끔뻑인다






초롱군


올해 처음으로 옥상에 보리수가 열렸어.

보리수 알아?


세상에 10년이 넘도록

내내 꽃만 피더니

올해는 보리수가 열려서 빨갛게 익고 있어~






그러니 우리 같이 옥상에 올라가지 않을래?


석류꽃도 한가득이고

청매실은 단단히 익어가고


게다가 화단엔 쥐도 이사 온거 같아


혹시 같이 올라가지 않을래?


지금 ....좀 더 자고 좀 있다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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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초롱군의 수면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나는 모양?

2. 아마릴리스, 석류꽃, 보리수,공작선인장~정원이 한창 여름입니다.

3. 고양이는 좋은 거실 인테리어 필수 소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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