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발걸음/볼리비아

[적묘의 볼리비아]흰색도시 수크레 가는 길,유네스코 세계유산,Sucre, Ciudad Blanca

적묘 2016. 1. 10. 09:03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과

외부에서 바라보는 자신의

이 엄청난 괴리는 무엇일까


나는 상당히 우유부단하고

치밀하지 못해서

판단함에 있어서 꽤 시간이 걸린다


이것이 스스로에 대한 관점이라면

외부에서 보는 타인들의 시각에는

그 시간이 꽤나 짧아

결정장애가 없다거나 판단이 빠르다는 말을 듣는 편



그 중 하나로 간 곳이 수크레


볼리비아 헌법상의 수도.







그리고 버스 안에서


역시나 쉼없이 셔터를 누르게 만든 것은



볼리비아의 첫 수도인 수크레의 풍경이 아니라

 16세기 전반 스페인이 이룩한 도시 풍경이 아니라


우유니에서 달려가는 긴 시간 동안






이 색감과 이 하늘


아무렇지 않게


실을 자아내는 

볼리비아 고산 여인네의 손놀림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양을 치면서


돌돌돌 돌아가는 실들






존재감 강한 고산의 

무게감 있는 구름들이 가득 드리워지고





누군가의 손을 지나면

양털이 실이 되고


누군가의 눈을 지나면

사진으로 남는다


누군가의 길을 함께하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내가 가지 않았던 길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는 것만으로


잠깐, 하루를 편승해본다.







혼자 돌아가는 10시간 버스를 타고 싶지 않아서

30분만에 결정한 스케쥴 변경


바로 다음 날까지 버스표를 찢을까

고민하게 했던

우유니 날씨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가보지 않은 곳으로 가고 있었다.






남미를 다니면서

무수히 봤던


흔한 안데스 산맥 고산의 풍경들






건조한 지역에

흩뿌려진듯한 풀떼기들을 따라


온갖 초식 동물들이 움직인다







그 속에서


다시 한번 버스를 갈아타고





이 아무것도 없는듯한


그래도 살아가는 것이 신기한


그렇게 살아왔던 삶들에 감탄하면서






다시 걸어본다.


도심지가 가까워지면

외곽엔 시장이 있고






어느 순간

정비된 집들에

페인트가 잘 칠해져있으면


도시 안으로 진입한 것.





백색도시


시우닷 블랑카 수크레는


흰 건물들에 어우러진 엄청난 전깃줄로





잠깐 나를 패닉으로 몰아 넣었지만...


그렇지 여긴.....볼리비아.


반나절을 달려왔으니

밤은 쉬라고 있는 것







다음 날 눈을 뜨고

전망대로 갈때까진


크게 기대하지 말것을

계속해서 다독이는 것이

스스로의 정신건강에 좋음.







그래야 충분히 감탄할 수 있으니까!!!!


남미에서의 3년

그리고 조금 더 내게 허락한 3개월의 시간







머뭇거릴 시간이 없으니

최선을 다해서


감탄하고 즐거워하며





그렇게 시간을 잠깐 멈춰 담아본다.


 여기 있기로 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여기를 떠나는 것 또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혼자 남아 라파즈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괜찮았던 기분은


정작 버스를 탔을 때,

10여시간의 버스 길임에도 불구하고

버스 안에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에 경악하긴 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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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2015년 2월 1일에 다녀왔습니다. 라파즈-우유니-수크레,버스 이동


2. 스페인에서 남미 사진을 보니 또 새롭네요 ^^;; 


3. 빠른 결정 탓에 코스가 꼬이긴 합니다...ㅠㅠ


♡세계 여행 중 아니예요~ 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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