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바라본다.
얼굴 작아졌다..
눈꼽 많이 떼도 남아있다
코... 코는 왜 이렇게 ㅠㅠ 안 깨끗하지
부비부비 슥슥해주면 좋아하는 얼굴부분 턱...
살이 없어지고 있어.
만질 얼굴이 없어지고 있어.
하루에 두세번은 그래도 소파 아래서 나와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고
다리에 힘도 없고....비틀비틀....후들후들
불안함을 안고 바라보는 발걸음
무섭도록 달려가던 어린 너는 내 기억 속으로~
화장실까진 가는데
통으로 들어가는 건 힘들어서
깔아놓은 배변패드에 실례하는 중
요만큼 나오는 것도 고마워.
거실을 가로질러 나오는 것도
힘에 버거워서 털썩...
힘겨운 초롱군이 아니라 19살 먹은 고양이 요물 초롱군이
그냥 가족들에게 귀한 얼굴 서비스하는 건지도
뭐를 먹을까
나왔으니 뭐라도 먹고, 드레싱도 새로 하고!!!!
이젠 너무 많이 괴사되서
피고름이 많이 나와서
닦아내고 또 닦아내고 소독하고 바세린 많이 발라서
붕대, 가제가 들러붙지 않도록 하고
또 다시 진물이 흐르고 세어나오면 또 드레싱 해줘야 하는데
그 자체가 아프고 미안한거라서
최소 두 사람이서
한사람은 계속 쓰담쓰담 하면서
한 사람은 닦고 치우고 소독하고 새로 바르고 감고 마무리하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먹는 영상은 인스타에 올린 걸로 ~
https://www.instagram.com/p/Bl1ie3VHD5e/?taken-by=redcat_lin
먹고 새로 드레싱하고...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면 작아진다더니
지금 그렇네...제발 제발 아프지 말고 잠자듯이 꿈꾸듯이 무지개 다리 건너라고
도닥도닥
나쁜 종양이 없었다면 좀더 편히 말년을 보낼텐데
궁시렁궁시렁 니가 사람보다 더 잘 참는다며
기특하다면 얼굴을 쓸어주는 엄마 손에 편히 기대고 있는 초롱군
간호사인 아끼는 동생도
간호사 은퇴하신 엄마도
똑같은 말씀을 하신답니다.
사람도 그래. 사람도 이렇게 죽어가..
고양이도 똑같네... 작아지고 몸이 썩어가고
그렇게 살다가 죽어가는거야.
그러니까 남은 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조금이라도 먹고 싶어하는거 더 먹고
더 예뻐해주고
부비부비해주고 싶은 마음
그런데 날씨가 안 도와주네.
다시 시원한 소파 뒤로 후딱 들어가 버리는 초롱군
집에서 제일 시원한 바람 지나가는 자리에
햇살 덜 들어가는 자리라 좋기도 할거고
소파 위로 올라갈 기운이 없어서 또 못 올라가는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쓰이기도 하고...
그래도 가족들이 모두 수시로 소파 아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리라서
다행이기도 하고...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초롱군도 저도 같이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살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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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마 사진을 찍을 손이 없다가... 초롱군이 나오면 이 순간이라도 담아야지 하고 찰칵.
2. 지난부터 배변패드 잘 쓰고 있어요. 친구님 고마워용~ 쓰레기봉지는 터져나감다..ㅠㅠ
3. 잘 살아왔으니, 무지개 다리도 잘 건너자고 아자아자!!!!! 맴찢은 꼬옥 부여잡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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