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오랜 시간 집을 비웠다가
들어갈 때 말곤
초롱군이 소파에서 폴짝 내려와서
현관까지 마중나오지도 않네요.
그만큼 무거운 꼬리가 마음을 누르나봅니다.
지난 겨울
그리고 봄
또 다시 여름
친구네 발랄한 고양이들 보고
돌아오는 길엔
여름 꽃들이 바람과 비를 이기고
꽃대를 가득 올리고 있는데
집에 돌아와서
소파 위에 늘어진 내 고양이는
늙고 병들어서
겨우 6개월 사이에
털이 부석부석해지고
샴푸하고 난 뒤 그루밍이랑 열심히 발톱손질하던 것도
이제 귀찮아진거 같아요.
네일샾 끊어주고 싶어지는 우리 초롱군
꼬리의 상태는 지금 저 부분 전체가 다
검은 피멍, 피딱지가 앉았고
그 주변으로는 모두 진물이 나오고 있어요.
손으로 슬슬 쓸어가면
소독액으로 닦아주고
연고를 바르고 가제를 대고 다시 고운 면을 잘라서 만든 붕대로
감아줍니다.
여기저기...
염증이 터지고..
흘러나오는 피를 지혈하고
다시 붕대를 감고
여름꽃이 가득 피듯이
상처들이 우후죽순 여기저기로 퍼지고
그 덩어리가 어느새 초롱군 머리만해지고
그 무게가 이제 초롱군을 너무 힘들게 하고...
그래도 나 왔다가 뛰어 내려오고
부엌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 들리면 맛있는거 먹겠다고
눈마주치면 야옹거리고
고양이 냄새가 아니라 소독약과 연고 냄새
그리고 잘 닦이지 않는 분비물들에서
좋지 않은 냄새들에 나보다 더 힘들 초롱묘르신....
주변에서 챙겨준 간식들 다 먹고
그거 다 먹고 버텨보고
옆구리에 살 비는거 좀 채워보고..
그렇게 음식 거부하지만 않으면 아직은 괜찮은거니까
한번에 3,4개씩 마구마구 들이퍼붓는 간식에 즐거워서라도
종양보다 네가 좀더 버틸 수 있지 않을까..응?
해줄 수 있는 것이 소독이랑 드레싱 밖에 없는데
초롱군 소식을 보고 걱정해주시분 분들도 계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복이언니님이 보내주신 택배도 정말 잘 받았어요
무지개 다리 건너는 날까지 기운내는 걸로!!!!
다시 한번 슥슥 문질문질
눈꼽도 떼주고~
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이렇게 온기를 나누고
너의 털 뿜뿜을 나누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같이 있다는 건 참 좋군요
2015년 7월 귀국 했을 때 초롱군...
옆구리며 가슴팍이 포실포실했더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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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붕대에 묻어나는거 보면...똑땽해..ㅠㅠ 엉엉엉
2.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좀 그만!!! 19살 고양이에게 검증된 데이터를 주던가
3. 지금까지 웰빙했으니 맛난거 먹고 끝까지 웰빙으로!!! 복이언니님 붕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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