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꽃이 질 때,내려올 줄도 알아야 한다.17살 노묘

적묘 2016. 11. 12. 20:34






계단이 차갑다


11월인데 이토록 추운 것을

세상탓으로 돌려보자


우주의 기운을 받아도

추운 것은 추운 것이다.








집 안으로 들여다 놓은

엔젤 트럼펫도


있는대로 만개하고

자연의 순리를 따라

순순히 질 것이다.









아무리 화려하게 꽃이 피어도

져야 할 때는 지는 법


아무리 높이 올라와도

내려갈 때는 오는 법






마지막 꽃이 피고

마지막 잎이 떨어질 때



그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아직 내 힘으로 내려올 수 있는 지금

한발자국



조심히







훌쩍 새처럼 날아 내려가던 때도


다그닥 말달리듯 요란하게 내려가던 때도



다 옛 이야기








몸을 낮추고


한발 한발


조심스레 내려가야 할 것



발 아래를 자세히 볼 것








마지막 한 칸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 것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랴



만년을 푸른 잎도 없고





천년을 가는 권세가 있었던가


백년을 가는 꽃이 어디 있으랴






순간이어서 아름답고

그 순간을 영원으로 삼고 싶을 만큼

빛나기에 소중하다








그래서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이 차가운 계단 아래 웅크리고 앉아


한걸음씩 걸어내려오는 발걸음을 보는 시간이 



소중하다




그걸 그 누군가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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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누군가를 기억할 때 좋은 추억이란 건 참 고마운 일


2. 그대도 나도 똑같이 추워할 줄 아는.. 꽃도, 동물도, 사람도..하물며 사람도!!!


3. 항상 기도하게 됩니다. 온 우주가 도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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