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이상 충실한 감각은 없다.>
근대철학의 시작점을 연 합리주의 철학자 데카르트도
알고 보면 아픈거에 약했던 거죠.

완전 합리적으로 고민해본 결과 아픈 건
역시 내가 실재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거니까요.
전지전능한 악마도 실존을 가상할수 없다는 증거 중 하나가
아픔이고 그것은 살아있다는 증거.

몸이든 마음이든,
 그야말로 유리병 속에 든 내 뇌가 느끼든 간에..
혹은 매트릭스 안의 가사상태인 존재라도.

유난히 아픈 곳이 많았던 2013년이 끝나갑니다.
마음도.. 몸도..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여러 곳에서 부딪히며 아팠던 시간을 살짝 살짝

다시 추스리기 위해서
다시 다잡기 위해서
한번 돌아가보는 길



2013년 1월은
방학에 휴가를 내서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멋지게 새해를 시작했지요.


2012년을 씻어내기 위한
완전히 다른 하늘 아래를 걷는...

걷는 것은 언제나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




12달이 훌쩍 지나가고

2013년의 끝에
1월의 시작을 떠올려봅니다.



교단에서 세계지리를 가르치면서도
과연 내가 저기를 가 볼 수 있을까 생각했던
그곳에 서 있었고


상상도 못했던 그 공기와 건조함

일주일의 볼리비아에서의 휴가내내
온 몸으로 느꼈던 고산지대의 무게를


그런 것 아랑곳 없이

자유롭게 날던 플라밍고들


지열지역의
뜨거운 열기에 차가운 바람

눈부시게 짙었던 하늘
입안에 가득 뱉어내고 싶었던
사막의 먼지들



다시금 육로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
라파즈로 돌아와



이 세상이 아닌 듯한
달의 계곡을 걷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 중 하나인
티티카카를 건너며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다니는 여행으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들

그렇게 또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 한해를 시작하고

돌아오자 마자 다시 수업으로 돌아가는
일상적인 날들을 걷고 또 걸었던 2013년


시선의 끝에 무엇을 두는가에 따라
조금 덜 아플 수도 있고
조금 덜 기대할 수도 있고
사실 속으론 더 아플 수도 있고....

아프지 않을 척, 외롭지 않은 척
강한 척 할 수도 있지만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나의 선택이고
걸어가고 있는 것은 나라는 것.



알고 싶은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가고 싶은 곳에 가보고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기

그것이 또 한번 되풀이 될 2014년을 눈 앞에 두고
스스로 연장한 1년의 기한이 아쉽지 않게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걷기

그리고 나의 시선을 타인에게 공유해 줄 수 있길
그렇게 기도해 봅니다.

망설임과 아픔은 혼자만의 것으로 남겨 놓고....
혹은 그 아픔들을
지금, 여기 살아있다는 증거로 즐기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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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볼리비아로 휴가 다녀와서 한참 힘들었던 기억이..그리고 또 바로 방학특강 개강.

2. 가장 높은 수도 라파즈,소금사막 우유니,바다같은 티티카카 호수..2013년의 가장 큰 추억.

3. 지구 반대편에서도 블로그를 통해서 만난 분들 덕에 잘 살고 있어요. 감사해요. 항상...

항상 다음뷰 추천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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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적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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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목요일의 토끼 2013.12.05 1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적묘님 2013년 아픈일들이 많았군요 나이들면서 어쩔수 없이 사람에 치이는 일도 생기고 그렇더라구요 남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피곤한 일입니다 나를 이해시킬 수도 없고 서로간에 문제해결의 어떤 실마리도 보이지 않을 때..사람이 귀찮아지고 싫어져요 에구..적묘님 문제만으로도 머리속 복잡할텐데 이런 넋두리를..아무튼 제 성향이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어요 상처받기 싫어 웅크려 자는..혼자 있으면 너무나 평안한 고양이~내년엔 적묘님에게도 제게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그리고 건강하기를!!

    • 적묘 2013.12.07 1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목요일의 토끼님 연간계획이 틀어져버려서
      이래저래 힘들기도 했었고..일단 그러다 보니 면역력도 좀 떨어진게 아닐까 싶어요.

      몸과 마음 양쪽다요.

      그래도 워낙에 건전한 정신으로 살고 있어서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답니다.
      다행히 궁시렁궁시렁 할 수 있는 블로그도 있고
      주변에 사람들도 있고

      귀찮은 사람 싫은 사람 안 볼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인 코이카 봉사단원이라는 현재 임무도 있고..

      넋두리라는 것은 어디서나 필요하지요
      그런 숨구멍도 없다면 누구나 가쁘게 숨을 뱉어내다가
      금방 불씨가 사그러 들어버리니까요.

      고양이들은 생각보다 확실하게 자기 표현을 한답니다.
      상처 받고, 빨리 나으면 되죠.
      가끔은 날카롭게 발톱을 세우고 하악을 날리실 수 있길~~~~

      토끼님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 아자!!!

  2. 미호 2013.12.05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책에서 읽엇는데 행복의 기준이 여러가지가 잇는데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가진것에 감사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네요
    우리 모두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라며~^^
    2013년 적묘님이 열심히 사신 것에 대한 증인이 되어 드릴게요 ^^

    • 적묘 2013.12.07 1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호님 항상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매일 매일 이렇게 힘을 주시는 이야기들도,

      사실 제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 기준에 맞췄다면
      벌써 전공부터 취직, 사회적 지위까지 이렇게 낯선 곳에서 낯설게 살고 있진 않을겁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지도 않을 거구요.

      그런데..저...진짜...ㅠㅠ
      저의 행복을 위해서 하나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 블로그엔 받침 ㅆ을 좀..ㅠㅠ

      제 정신건강엔 아무래도 그게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이 있다보니..계속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어요..ㅠㅠ
      부탁드릴게요~

    • 미호 2013.12.08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이제부터 신경 쓰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급하게 타자치는게 습관이 되어놔서 ^^
      금방 달고 온 댓글도 다시 확인하러 가야겠네요

    • 적묘 2013.12.08 2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호님 감사합니다 ^^
      말씀 드리기가 죄송스럽긴 한데
      계속 눈엔 보여서 하하하..;;

  3. 나오젬마 2013.12.05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째깍째깍 가는 시간을 참 알뜰하게 활용하고 살았구나 싶은 너_!
    적묘야 사진도 너무 좋은데...글이 너무 좋아서 핸펀으로 읽고, 컴터켜고 다시 한번 읽어봤어.
    2013년 마지막 달에...가슴에 콕 담아두고 싶은 글 보게 해줘서 고마워

    • 적묘 2013.12.07 1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오젬마님 뭔가 자아성취를 위한 바쁜 시간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얼마나 다른 이들에겐 어리석을 시간일지도 모르겠어요.

      돈을 번다거나 결혼을 한다거나 아이를 낳아 키우거나 하는
      일상의 선에서 조금 물러서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일에 좀더 시간을 쓴다고 해도

      사실, 저에겐 그게 더 행복할거니까요.

      글....예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나오젬마님 정말 항상 제 편이 되주셔서 더욱 더..감사 또 감사...

      보고 싶어요~

  4. 간지남 2013.12.07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루에 가고 싶은 모르는 이가 님의 블로그를 보고 꿈을 갖고 스페인어와 영어와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점..
    드러나지 않으니 모르실테죠..님의 메시지에 영향받고 있다는 사실을..

    • 적묘 2013.12.07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간지남님 많은 분들이 블로그에 다녀가시고
      또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된답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쓰게 되고 개인의 감정보다는 정보에 집중하려고 하지만
      사실 그건 어렵거든요.

      그래서 제 메시지에서 나오는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이거나...뭐든간에
      선입견이 생길까 두렵답니다.
      사실 판단은 서로 각자의 것이고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까요.

      제가 올리는 정말 일부의 무언가에 휘둘리진 마시길...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5. 목요일의 토끼 2013.12.08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세계사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이런 말씀을 해 주신 적이 있어요 유치한 사람에겐 더욱 유치하게 배려없는 사람에겐 더 노골적으로 지적해야 알아듣는다고~ㅎ 제가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분이었기에 되도록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며 살고 싶었지만 예견되는 트러블 앞에선 그냥 숨기 일쑤였어요 본인이 정신적으로 강해야 싫은 것을 싫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요 적묘님의 조언대로 새해엔 강심장되기!! 아자 아자 화이팅~^^

    • 적묘 2013.12.08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목요일의 토끼님 예의를 차렸을 때 오히려 모르면 참..심난하지요
      요즘은 제가 참 용감해졌다고 느낄 때가..

      웃으면서 싫다는 말 할 때예요.
      예전엔 그런 소리 못했는데

      이젠 할 수 있더라구요.
      물론..상대가 못 알아들을 때도 많지만

      이젠 상대방에게 큰 걸 기대하지 않으면서
      그냥 눈 앞에 있는 이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걸 해주면서
      살아가는 정도의 폭과 깊이가 생겼다고 할까요?

      나이는 그냥 먹는게 아니더라구요.
      흉터는 상처를 이겨냈다는 것의 증거이기도 하니까
      그 흉진 마음들을 안고 가는 수 밖에요.

      그게 진짜 강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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