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단상 140

[적묘의 라마인형]페루 알파카 라마인형을 빗질하는 보들보들 즐거움

페루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3년이란 시간을 보내고10개월의 여행을 하면서 몇번에 걸쳐서 보냈던몇 개의 박스들을 이제야 다 정리했습니다. 본가에 들어오자 마자 한달 만에 일을 시작하고이제 2달째 한국에서 근무하는 것에살짝 익숙해지면 한겨울이 되고 제 계약도 끝나겠죠. 보들보들동글동글부드러운 것이 필요한 계절입니다.최근에...마지막 박스를 열었습니다. 테이블에 잉카천을 깔고알파카 털가죽으로만든 수제 인형들을쭉 놓아봅니다. 박스 안에서꾹꾹 눌린 아이들이 아쉬워빗을 꺼내 들었죠 이 빗도 여행 중에 얻은 거던가..;;어디선가 나왔던건가... 한 200원 주고 샀던 걸까요 알파카 인형은털길이를 보면 대충 짐작이 가는데 진짜 어린 베이비 알파카는 털이 아주 가늘고 얇습니다.그리고 다듬을 필요도 없이 보들보들하지요 지..

적묘의 단상 2015.10.20

[적묘의 단상]구름이 달을 가려도, 보름달 슈퍼문

멀리가지 않아도달이 내게 온다 달리지 않아도구름이 함께 온다 어둠에 시선을 맞추니달이 더욱 밝아라 한웅큼의 시간은구름조차 밀어낸다 기다려라어둠 없이 어찌 빛이 있을까 하늘은 빛도 어둠도 아니어라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그렇게 달은 차고 다시 달이 기운다... 2015/09/27 - [적묘의 부산]추석 보름달,슈퍼문은 죽성 드림드라마촬영지는 월출 출사지2014/08/28 - [적묘의 페루]소원을 빌어봐! 리마,산타로사의 우물2013/09/19 - [적묘의 고양이들]추석아침,아빠가 찍어준 3종 세트가 더 그리운 이유2011/09/10 - [적묘의 고양이이야기] 추석준비 중 부산진 시장에서 만난 흰미묘!!2011/05/13 - [울릉도,달밤산책] 1박2일이 달렸던, 해안산책로를 걷다 2010/09/23 - [한..

적묘의 단상 2015.10.03

[적묘의 단상]10개월 여행 마지막날.좋은 인연들에 감사하며

낯선 곳에서 눈을 뜨는 두근거림이 매일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짐을 꾸리고 다시 또 숙소를 찾는 것과또 모르는 타인을 만나는 것의 연속이고그 모르는 사람들에 신경을 써야하는 압박이 점점 커질때친구들이 그립다. 여행 중에 만난 친구들이 그래서선택이 아니라 우연이면서 또 인연이고그냥 접으면 그만이지만다시 펼치고 싶은 여행 중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묻는다고 해서모두 지인이 되고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은 중에 긴 여행의 마지막날이스탄불에서 하나하나 이름을 생각해본다. 아르헨티나에서 길고도 짧은 시간을 함께 했던 주리, 현진언니 바릴로체에서 나를 정말 놀라게 했던 현주, 진아 페루 내의 실질적인 마지막 여행지였던 와라스에서 nico 이까에서 우연히 만나 ..

적묘의 단상 2015.07.06

[적묘의 단상]2015년 7월, 10개월 여행 끝에서 돌아보다

페루에서의 3년코이카 한국어 교육단원으로 시간을 마무리 하고 2011년 10월에 시작된 여행은2014년 10월 페루에서 출발하는아르헨티나부터 새 여권을 발급받고관용여권과 헤어지고 다시 초록색 여권으로그리고 하나씩 도장을 받아가며생각지도 않게 걸음의 궤적이 길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예상 2달에서9개월이 걸리게 되고10개월째가 되는 7월에 딱 한국으로... 어느새 2015년 상반기가 모두 지나가고하반기가 시작됩니다. 이젠 바로 한국인이냐는 질문도 안나올만큼진하게 변해버린 피부색은무려 터키인에게 집시냐는 말을 들을 정도! 광저우에서 온 중국 아가씨에게한국인이 이런 피부색인 건 처음이야!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길고 긴 여름은 10월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되어12월 갈라파고스에서1월 페루, 볼리비아2월 멕..

적묘의 단상 2015.07.02

[적묘의 단상]여행신발,모로코에서 스페인, 이제 이탈리아에서

새벽 비행기를 탔다 2,3시간 눈을 잠깐 감았다싶더니바로 공항에 갈 시간. 바르셀로나에서 이탈리아의 로마로 한가롭게 걸을 수 있는외롭게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그런 일주일의 선물같은 바르셀로나의 휴식은 끝나고 다시 시작 진짜 집으로 가까이 가는 중. 정신없이 긴장해서 발걸음을 옮기고하루 종일 쉬지 못한 다리에밤엔 낑낑대며 주무르기도 하고 너무도 당연하게짐을 싸고 짐을 줄이고 다음 일정을 알아보고숙소를 찾아보고 여행의 설레임이 지친 지루함약간의 매너리즘으로 빠질 때 나는 또 다른 길을 한번 걸어가 본다. 여행 중 받았던 많은 것들을나도 다시 누군가에게 주기도 하고 멀쩡하게 잘 쓰던 물건들은조금씩 망가진다. 스카프는 멕시코에서 찢어졌고셀카봉은 포르투갈에서 분리되서 사망아르헨티나에서 떨어뜨린 폰은 액정이 나간 ..

적묘의 단상 2015.05.20

[적묘의 발걸음]2015년 다시 한번 생일을 길 위에서, 같이 걸어요

다시 한번 길 위에서생일을 맞이 합니다. 지인이 주신 선물 하나 칠레에서 수감자들이 함께 걸어가자는 의미에서 만든 앞으로 더 나아지자는 의미에서 만든작은 신발을 앞으로 걸어갈 날이 많은 저에게가장 어울리는 선물이라며선사해 주셨답니다. 최근 여행 중에 저와 함께 발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조금씩 저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품사진도 담고 있고좀처럼 누군가와 사진을 찍지 않던 제가괜시리 추억을 위한 사진도 함께 담고 있어요. 낯선 길 위에서낯선 이들과 만나 마음이 통해 이야기도 나누고그저 한국말이 통한단 이유로 반갑기도 하고가끔은 어색한 스페인어나 어눌한 영어로든 몸짓언어로든 웃음으로 남기는 작은 추억 사진도 가득하나하나 차곡차곡 그러면서 지인들의 마음도 하나씩 꺼내봅니다. 사막과 고산을 ..

적묘의 단상 2015.02.20

[적묘의 단상]2015년 설날인사는 멕시코에서 드립니다~

2015년 1월 1일을 갈라파고스에서 인사드리면서 과연 설엔 어디에 있으려나 했었는데 볼리비아와 페루를 거쳐 지금 저는 여기, 처음으로 와보는 중미 멕시코에 와 있습니다. 남반구 어디에서도 새해라기 보다 그저...평범한 여름날 같은 기분이었는데 어느새 달은 이지러지고다시 차오르고 멕시코에서 맞이하는 달은예쁜 하현달 패루 와라스처럼 얼음과 눈의 나라도 아니고페루 리마처럼 한여름도 아닌 적당히 거닐기 좋은 멕시코 시티에서 이렇게 또 한살을 차곡차곡 쌓아봅니다. 시간과 경험으로 새로운 또 다른 사람이 되진 못하지만그래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순 있겠지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2015/02/14 - [적묘의 볼리비아]올해의 발렌타인 연인들,코파카바나 티티카카2015/01/14 - [적묘의 한..

적묘의 단상 2015.02.19

[적묘의 페루]감사인사, 그리고 리마에서 마지막 날, 라르꼬 마르의 석양을 담다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여러 곳에서 잠깐씩 머물면서여러 곳에서 잠깐씩 살다보면여러 사람들 잠깐씩 만나면서여러 감정들 조금씩 느끼면서 착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아니 설혹 모든이에게 좋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겐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나 역시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반증이겠지 그래서 고맙고그래서 눈물나그래서 아쉽고그래서 이별이그래서 힘들다그래서 만남을그렇게 기약해 날씨가 유난히 덥고바람이 유난히 세고연인들 유난히 많은그렇게 마지막 날을이렇게 그대들 함께 그대들이 내게 해주는 것들그대들에게 내게 해줄수 있는 것들서로 나눌 수 있는 것들에서 가장 큰 것은언제나 시간이다. 함께 한다는 것이곳에 이렇게 그대들과 있다는 것 순간에 흘러가는 석양의 시간을함께 하고 있다는 것 대체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

적묘의 단상 2015.02.16

[적묘의 볼리비아]올해의 발렌타인 연인들,코파카바나 티티카카

여행 중에 비슷한 풍경이 수없이 지나가고 몇년 전 오갔던 길다시 또 오가는 길금방 또 흘러갈 길 그래도 숨을 죽이고 연방 감탄하며하늘을 구름을 바람을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무심히 지나갈 풍경에무심히 지나갈 사람에무심히 지나갈 감정에 그렇게 가득히 꽂힌다그렇게 한가득 느낀다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사실은 그렇지도 않은사실은 그누구도 모를그런 이야기들을 담아본다 같이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그것 외에 무슨 선물이 필요할까 같은 공간 같은 하늘 같은 생각을 잠시..아무말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면 잠시 얼굴 마주보며잠깐 몸을 돌려보며순간 웃음 흘려보며깊은 마음 나눠보면 그 외에 무엇이 필요할까 2013/12/02 - [적묘의 페루]한여름 특별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조롱박과 도자기2012/07/17 - [적묘의 ..

적묘의 단상 2015.02.14

[적묘의 바릴로체]2014년 12월 마지막날, 빙하호의 자갈을 생각한다

차가운 바람도이상한 냄새도외로운 사람도지겨운 풍경도괴로운 추억도 그렇게 피사체저렇게 괜찮게이렇게 거짓말그림을 그리듯사진을 찍는다 2014년 12월 마지막 날, 쓰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빙하호의 물은오염되지 않은 찰랑거림으로 지각 변동으로 무거운 돌들까지 끌고 와반짝거리는 물빛으로 포장한다 병풍처럼 둘러놓은 안데스 산맥 만년설에 호수 위에 부는 바람은 그저 매서워서바다 파도처럼 물결이 아리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아직은 잔물결에 반짝일 줄도 알고작은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냉정하고 매섭게 말라붙어저것이 반짝이는 사금파리인지진짜 소중한 것인지는 구분할 수 있으니까 금방 말라버리는 스쳐가는 물결에 빛나는 것을영원할 거라 기대하는 것도 눈 앞이 흐려와세상을 선명하게 보지 못할지라도 시간을 두고 찬찬히너무 오래 ..

적묘의 단상 201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