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발걸음/볼리비아

[적묘의 코파카바나]페루 뿌노에서 볼리비아 가는 육로에서 잠들지 못하는 이유

적묘 2015. 3. 16. 08:00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가는 버스길은

길고 지루해서



다시는 혼자 타고 싶지 않았었다.



한번 정도는 더 가고 싶었고

또 한번 정도는 혼자 다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길고 긴 버스 시간 동안

말동무 하나 정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조금은 억지로 만든 동행 하나






정작 그 친구는 

자고

또 자고


또 잔다...







셔텨를 누르는 소리에


잠깐씩 깨긴 하지만...






난 아마도 혼자 다시 이곳을 가도


혼자 눈 동그랗게 뜨고

셔터 스피드를 올려가며

사진을 담지 않을까 싶다







하늘도 땅도

높이까지 다른 세상






음악을 하나 들으며 

하늘을 바라봐도 좋고





뷰 파인더에 집중해서

그대로 땅만 바라봐도 좋고







저기를 오가는

시에라의 여인들도 좋다






국경을 넘을 때의 푸른 빛과




붉은 페루 마크에

노란 쿠스케냐도 


다시 봐도 반가울거같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들처럼


짙게 박힌 시간들에 추억을 담아본다







길에서 만난 낯선이들과 말을 섞고

뻔한 웃음과 뻔한 인사들로


여행자가 된다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혼자지만 혼자지 않은

함께지만 함께지 않은



 


그런 길들 위에서


살풋 눈을 감았다가

다시 살짝 눈을 뜬다






어느 순간


다른 곳에서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고

다시 또 누군가를 담아서

다시 또 누군가를 우연히

다시 또 무언가를 간절히

다시 또 어딘가를 가겠지




빛이 더 짙어지는 것은 어둠 덕분

길이 더 깊어지는 것은 만남 덕분





다시는 겹쳐지지 않을 좌표를

다시는 스쳐가지 않을 순간을

다시는 걸어갈지 않을 시간을





담지 않을 수 없는 마음을

그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을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이것이 처음이지만 또한 진정 마지막이란 것을


그것을 걸어가고 살아가는 것이

지금의 나라는 것


그리고 여기가 바로 지금이란 것을






2015/02/14 - [적묘의 볼리비아]올해의 발렌타인 연인들,코파카바나 티티카카

2015/02/13 - [적묘의 볼리비아]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희박한 수도,라파즈,해발 3,250~4,100m

2015/02/12 - [적묘의 라파즈]볼리비아에서 달과 조금 더 가까워진다

2015/02/07 - [적묘의 우유니]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을 담다. Salar de Uyuni

2014/09/08 - [적묘의 볼리비아]라파즈 버스터미널, 남미 육로여행,terminal de buses la Paz

2014/08/04 - [적묘의 페루]육로로 볼리비아 국경 통과하기,KASANI 이민국


2014/08/04 - [적묘의 페루]티티카카 호수 국경,뿌노에서 볼리비아 가는 길

2014/07/19 - [적묘의 볼리비아]티티카카 호수를 바라보다,코파카바나

2014/06/17 - [적묘의 라파즈]달의 계곡,볼리비아,Valle de la LUNA

2013/11/26 - [적묘의 볼리비아]우유니 두번째날, 플라밍고(flamingo) 호수

2013/08/13 - [적묘의 볼리비아]소금사막 우유니에서 만난 개들

2013/06/15 - [적묘의 페루]푸노 티티카카 호수 항구의 풍경과 시간표 puno




3줄 요약

1. 장기 여행자에게 수면은 정말 중요~그런 면에서 전 좋은 여행자는 아니예요..;;

2. 보통은 혼자 움직이는데, 뿌노에서 우유니까지의 장기 버스는 지겹고 지겨워요.


3. 잠 못자고 찍어대는 사진 중에서 가끔은 정말 맘에 드는 장면이 있답니다!!!

 사실, 여행 중엔 항상 좀 수면부족이예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