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코이카 이야기/한국어 교육

[적묘의 한국어]코이카 봉사단원 마지막 행사를 추억으로 남기고~

적묘 2014. 10. 3. 05:30

 

 

 

마지막 행사를

 

학생들과의 추억으로 남기고

 

건강건진도 끝내고

 

남은 것은 3년 간 살아온 집 정리와 짐 보내기

 

 

어이없게 마의 한주를 보내고

오늘은 다시 마음을 잡고

 

은행에 정보를 바꾸고,

국제 우편 보낼 달러를 찾아서

다시 페루 누에보 솔로 환전을 하고... 버겁게 한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정리하며

지난 주의 행사를 기록해 봅니다.

 

 

 

 

 

<지난 번의 글 일부 반복, 상황설명 때문에..;;;>

 

원래 제 계획은

마지막 근무 주에 기말고사를 각각 보고 결과 발표하고

 

하루는 종일 코이카 지정 건강검진하고

구입 못했던 제가 가지고 싶었던 것들과 선물을 구입해서

그 다음 날과 다음 날 2~3일에 걸쳐서 한국에 소포를 보내고

10월 1일까지 영수증을 제출하라는 사무실의 요구에 따를 생각이었죠.

 

지금 학장이 바뀌니까 자기가 그만두기 전에 뭔가 행사를 하고 싶어하는건지

코워커가 전시회랑 발표회를 하라고 명령을 해와서

 

못한다고 어떻게 당장 금요일에 하냐고 시간없다고 하니까

뭐가 문제냐고 한국은 돈 많이 있잖냐 그딴 소리나 하고 있고

저도 돈 없어서 안가는 한국 식당에서 음식을 사와서 전시회를 하라지 않나...

그런 소리가 사실 제일 듣기 싫죠.

제일 비싼 건 나라고. 한국에서 내 월급이 얼만데 ...

그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여기서 내가 3년을 꾹 참고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한숨이 먼저 나오더라구요.

 

 

 

 

 

 

두둥!!!!

그런데 건강검진 바로 다음날인 목요일에 한다고

화요일에 말해주더군요.

이건 또 뭔지...

뻔하죠. 학장들의 일정에 맞춰서 보여주기식 행사니까.

 

아침 9시에 와서 준비해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음식을 준비해서 판매하라는 겁니다.

 

누가 요리하구요?

저더러 집에서 해오라네요.

 

아....이 학교의 에코투리스모(환경관광학과)의 행사인데

저를 보여주기식으로 끼워 파는거죠.

이 어이없음!!!!

 

 

 

 

안하는 것이 당연한 행사지만

 

후임이 왔을 때, 새 학장이 코이카 한국어 수업을 알아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제 학생을 잡고 코워커가 윽박지르면서

 

<너희는 돈도 안내고 공짜로 수업을 들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수업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데

당연히 너희 학생들이 해야 하지 않느냐

이 학과의 학생들이 모두 같이 준비한다.

너희도 같이 해라

 

우리도 교수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한다

너의 선생은 한국 가야해서 바쁘니까 너희가 와서 준비해라>

 

그런데 말입니다..;;;

 

 

 

 

 

 

 

 

 

 

제 수업은 이 학과 학생들이 아니라

서로 다른 대학의, 서로 다른 학부의 학생들이라서

수업 시간을 맞출 수 없고

제 수업 자체가 오전에 교실을 내주지 않아서 점심부터 저녁까지 있기 때문에

올 수 있는 학생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지요.

오전에 직장을 다니는 학생들도 많고요.

 

그리고 대체 무슨 물건과 사진들이 있어서

전시회를 뚜딱 준비할 수 있겠어요.

 

전부다 한국 물건들은 제 개인의 것들인데요.

하다 못해 120cm 짜리 태극기도

제가 따로 한국에서 이번에 구입해 온거예요.

 

 

 

 

 

학생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저는 그 전날 종일 병원에서 건강검진 및 수면 내시경하고...

(조직검사도 했더군요..만성 위염인데 뭐..가 있더랍니다. 정상소견나왔습니다)

 

저녁까지 힘들 것이라,

학생들이 안 도와준다면 못한다고 했더니

 

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이전에 수업했던 다른 학생들도 오고 싶다고 페북클럽에서 이야기 하고

그래서 결국.... 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책들은 대사관에서 요청해 받아왔고

(뭐.. 가서 들은 말의 결론은 시집가란 ... )

 

 

 

 

 

 

급조된 행사지만

학교 수업이 모두 취소되니

당연히 학생들이 몰릴 수 밖에요.

 

 

단 2시간의 행사를 위해서...

 

 

하아...웃음도 안나더군요.

 

 

 

 

 

다른 학생들은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본인들 전공이나 해당 과목 점수에 들어가니까

이렇게 참여했지만

 

제 학생들은 단지 한국어 수업을 해왔고

제 마지막 한주가 너무 힘들다는 것

그리고 이 학교 교정에서 저를 보는 것이 마지막이라는 이유로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도와주었습니다.

 

 

 

 

 

물론 뒷담화도 완전 열심히 했어요..;;

페루의 국립대가 이래서 발전이 없는거라고..ㅡㅡ

특히 사립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도와주면서

이런 행사 방식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어이없어 하더군요.

 

이렇게 어이없는 행사는

 

앞으로 없었으면 하지만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것인 개발도상국에서 정말 큽니다..;;

당분간 사라지기 어려운 관행일거구요.

 

 

 

 

 

 

 

이거저거 붙이고, 

교수들 한바퀴 돌면 설명하고 사진 찍고

그리고 ....

네... 다시 다 떼고 정리했어요.

눈물 나도록 서럽더라구요.

몸은 힘들지, 마지막 날인데

 

학장도 코워커도 자긴 모르쇠!!!!

모를리가 없거든요.

서류에 싸인한 건 그 사람들이고

제가 이번 학기 시작인 4월부터 공지한 일이니까요.

 

 

 

 

도와준 학생들과 사진을 남기고

 

제가 찍은 사진들과 물건들을 나눔하고

 

그리고 남은 것들은 후임쓰라고 사무실 책상 한쪽에 정리해 놓고 나왔습니다.

 

 

몇일 제대로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3년이 끝나면서 마지막 주에 모든 일들이 몰아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그래도 지난 3년간 함께 했던 학생들을 다시 만났다는 것이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좋은 것만... 더러운 것들은 버리고

좋은 것만 챙겨 발걸음을 옮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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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1.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최악이었던 한 주가 끝나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 와준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뿐! 물론 온다고 하고 안 온 학생들이 더 많은 건 당연지사.

3. 참...사진은 예쁘게 나오죠? 항상 말씀드리지만,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답니다.

 

♡마지막 날 추억남기고 오는 걸로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마지막에도 또 열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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