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셔틀 59

[철거촌 고양이] 녹색계단의 어색한 야옹야옹

신나게 날아보자 빨리 가자!!! 소심한 야옹야옹 어색한 야옹야옹 불러대는 소리에 바스락거리는 사료 봉지 소리에 나도 폴짝!!! 잠깐이지만 날아본다 어색한 야옹야옹 소리에 도끼눈을 뜨고 쳐다보긴 하지만 봐주자고... 쟤는 네 발로 걷지도 못하고 짧거나 길거나 꼬이거나..어쨌거나 꼬리 하나 없는 몸가짐도 우아하지 못한 두발 짐승이니까 우리가 봐주는 수 밖에~ 남 밥 먹을 때 카메라 들이대는 매너 교육도 못 받은 두발 짐승이니까.. 어쩌겠어... 타고나길 우아하게 태어난 우리가 참는 수 밖에... 2011/06/20 - [지붕위 젖소고양이] 뜨거운 양철지붕위의 고양이???? 2011/06/18 - [적묘의 고양이이야기] 지붕에도, 집안에도 냥이덩어리들 2011/06/16 - [철거촌과 지붕] 길고양이와의 거리..

[철거촌 고양이] 날아라. TNR 노랑고양이

몇년 전부터.. 이 동네 올때마다 눈도장을 찍었던 노란색 길냥이 노길이예요. 몇번이나 제 글에 소개되었던 인간친밀형 길냥이.. TNR 고양이랍니다. 지금은 이... 노길이가 누워서 쉬고 있는 이 건물까지 철거가 끝났습니다. 남은 건.. 녹색 계단.... 중장비들이 저쪽으로 오가니까 진작부터 이쪽으로 와서 밥을 먹는 고양이들... 이 앞에 더 가까이 갈 수 없어서 아쉽... 날 준비!!!! 훌~~~쩍~~~~~ 무사히 착지!!! 그리고 냠냠 아이라인 꼬맹이 더 많이 먹으라고 양보해주는 노길이 삼촌... 노랑둥이 모음 2011/04/20 - [황새와 고양이] 날개+네발+두발 2011/04/16 - [지붕위 고양이] 타당한 이유가 있다 2011/01/28 - [풍요 속의 빈곤] 네가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동안 2..

[철거촌 고양이] 서로, 길들이지 않기로 해

길들여진다는 것 익숙해진다는 것 습관이 된다는 것 어느새 거기 있다는 것 뒤돌아 보면 당연히 쫒아오고 가까이 가도 수줍게 시선을 돌리지만 뒷걸음 치진 않아 왜 이럴까 생각하기 전에 익숙해진 습관같은 것 생각할 필요 없이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갈 거니까 의심하지 않는 것 그런데... 아니야... 나는 여길 떠나야 하고 너도 어디론가 떠나야 하고 서로 길들여질 수 없는 관계 처음부터 너는 너, 나는 나 공기처럼 삶에 깃들게 되는 그런 편안한 사이는 아니었으니 이제 안녕... 다음 번 만남은 기약할 수 없으니... 쿨하게 돌아서 가기.. 길들여지지 않기... 다른 나라에서 만났던 고양이들 모음 2010/12/26 - [적묘의 베트남 고양이] 미미가 웃어요 2010/11/17 - [적묘의 베트남 고양이 이..

[철거촌과 지붕] 길고양이와의 거리두기에 대한 고민

사실..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 우리 이렇게.. 가까운 사이.. 아니잖아... 그렇게 쉽게 모델 서주지 말아..ㅠㅠ 뜨거운 햇살 피해서 어딘가 있다가 내가 나왔다고 신나게 발 걸음 옮기면서 그렇게 앞장서서 걷지 말아 수시로 돌아보면서 내가 잘 따라 오고 있는지 확인하지 말아줘 여기저기 부비부비 애교 날리지도 말아 게다가.. 난 오늘 사료도 안 들고 나왔다구 그러니 그런 깊은 눈으로 날 보지 말아 어쩔 수 없이 손가락을 내 밀게 되잖아 아우..ㅠㅠ 그런 눈으로 보면서 가까이 오지 말아줘 갸우뚜우웅 내 손가락 끝에 뭐가 있나 심각하게 들여다 보지 말란 말야!!! 야 이 바보야 너 설마 아무한테나 이러는거 아니지? 응? 나 너랑 이렇게 자주 본 건 몇주 안되거든?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오면 어떡하냐고..ㅠㅠ..

[철거촌 고양이] 사료를 먹기까지 걸리는 시간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소리가 들린다 다가온다 숨 죽이고 기다리다가 눈이 마주친다 계단엔 사료가 그러나 다시 뒷걸음 뒷걸음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몸으로 배워왔으니 그래도 굶주림은 어찌할 수 없다 조심스레 발을 옮겨본다 조금 더 가까이... 앞발 두개 뒷발 두개... 사료에 먹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조금씩 줄어들지만 이곳을 떠나야 하는 시간도 조금씩 가까워진다 2011/06/14 - [철거촌 고양이] 야마카시는 익스트림 스포츠??? 2011/06/13 - [철거촌 고양이] 적묘는 길냥이와 이렇게 대화합니다. 2011/06/10 - [철거촌 고양이] 나는 전설이다 3 2011/06/09 - [철거촌 고양이]TNR 삼색이와 도시 생태계 단상 2011/06/08 - [철거촌 고양이들] 저녁 골목길의 반상회 2..

[철거촌 고양이] 야마카시는 익스트림 스포츠???

한국 도시의 길냥이들은 어느새 모두 야마카시 종결자... 야마카시 Yamakasi: 링갈라어로 강인한 영혼, 강인한 신체, 강인한 사람을 뜻함 도심의 빌딩을 맨몸으로 기어 오르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고공으로 점프하여 건너뛰고 배관이나 로프를 타고 담을 뛰어넘기도 하지 1990년대 말 프랑스의 다비드 벨과 세바스티앙 푸캉 등이 장비 없이 건물을 타고 놀던 것이 시초라던데 그들도 프랑스의 길냥이들에게 배운 건 아닐런지? 프리러닝의 다른 명칭인 파쿠르(Parkour)는 'parcours du combattant'라는 프랑스에서 따온 말로 '투사를 위한 코스'라는 뜻이지만 굳이.. 투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그리고 아무 도구없이 등반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고... 내 발톱은 벽돌 위에서 몸을 지..

[철거촌 고양이] 적묘는 길냥이와 이렇게 대화합니다.

쭈쭈쭈쭈쭈~~~ 야옹야옹야옹~ 아가야 이리와~~~ 꼬맹아 어디있니? 오늘은 맛난게 있단다!!!! 아유 왔어? 이거 맛살인데 던져줄까 와서 먹을래? 어이구~ 물었어요~~~ 아 잘 먹네~~~ 뭐야뭐야..더 먹을거야? 딴 애들도 먹어야 하는데???? 눈을 못떼네 그려~~~ 길냥이들은 아무래도 이런 신선한!!!! 맛살~~~~ 완전 환장모드!!! 혀 말기 우성인자까지 확인 +_+ 건치 확인!!!! 맛살에 따라 오는 저 눈동자!!! 시력도 좋구나!!!!! 칠지도 언니의 냉장고를 털어낸 보람이 +_+ 물론..; 칠지도 언니는 빈곤도는 레벨업된다능.. 간식의 힘 2011/05/26 - [고양이간식] 깜찍양은 혀말기 우성인자 보유묘 2011/05/17 - [간식의힘] 고양이 집중도레벨 상승 중 2011/02/17 - [..

[철거촌 고양이] 나는 전설이다 3

도시전설로 남는다 나지막히 이어지던 2,3층 집들도 골목길을 따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심스레 다니던 길고양이들도... 도로는 차단되고 집들은 철거되고 중장비가 지나간 흔적 위를 길냥이가 걷는다 누군가의 보금자리는 훤히 속을 까발려 날리는 꽃송이와 구름 둥둥 하늘빛 벽지가 비를 흥뻑 담는다 탐스러운 장미도 곧 조각난 돌조각들과 함께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지겠지 그렇게 사라지는 옛 거리를 기억한다. 사라진 동네를 묵묵히 지킨다 저 길을 따라 갈 용기가 생기지 않으니 참..마음이 그래.. 2011/06/06 - [철거촌 고양이] 유리 카펫 위의 차력고양이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적묘와의 거리, 밀당을 즐기다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빙빙 제자리 맴돌기 2011/06/03..

[철거촌 고양이들] 저녁 골목길의 반상회

동네가 이렇게 되었는데 고양이들은 떠나지 못했으니까 사람들의 반상회는 소멸! 고양이들의 반상회는 계속~~ 뭐...랄...까...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완전히 인적이 끊기기 시작하고 고양이들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저 폐자재를 싸놓은 그물 망 안에서도 한두 마리씩... 다가와서 반가운 인사 중 동네 아줌마들 아휴..난 오늘 한숨도 제대로 못 잤어 하아아아아아~~~~암 온 종일 공사 장비가 왔다갔다 하니 시끄러워서 당췌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말야 무너진 담벼락 뜯어진 창문 깨어진 유리 이 동네에서 뭘 어케 하겄어 글구 말야 아무리 철거촌이래도 말이지 여기가 쓰레기터야? 왜 자꾸 멀쩡한 동네에다가 쓰레기를 버려~~~ 온 동네에 담배 꽁초에 빈 담배곽에... 가뜩이나 벽돌조각에 유리조각 밟..

[철거촌 고양이] 유리 카펫 위의 차력고양이

편안하게 햇살 바라기 나른한 휴일의 오후에 지나가는 이도 없는 철거촌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이 여유가 더 좋은 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라 더 그럴까 눈 앞에 펼쳐진 것도 발에 밟히는 것도 금비단이었던 적은 없지 꽃은 말라붙고 무성한 건 잡초뿐 한숨 돌리고 발을 내딛는 건 처음부터 당연한 것이니 움추릴 필요 없어 항상 아슬아슬 차갑고 날카로운 길을 걸어왔으니 유리 카펫을 밟아도 단단해진 고양이 발의 젤리는 상처입지 않을거야 성큼성큼 두려움을 버리고 걸어 언젠가 유리 카펫도 끝나니까 그땐 차력도 그만두고 편히 길을 걸을 수 있을거야 철거촌 고양이 이야기 모음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적묘와의 거리, 밀당을 즐기다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빙빙 제자리 맴돌기 2011/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