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368

[철거촌 고양이들] 저녁 골목길의 반상회

동네가 이렇게 되었는데 고양이들은 떠나지 못했으니까 사람들의 반상회는 소멸! 고양이들의 반상회는 계속~~ 뭐...랄...까...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완전히 인적이 끊기기 시작하고 고양이들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저 폐자재를 싸놓은 그물 망 안에서도 한두 마리씩... 다가와서 반가운 인사 중 동네 아줌마들 아휴..난 오늘 한숨도 제대로 못 잤어 하아아아아아~~~~암 온 종일 공사 장비가 왔다갔다 하니 시끄러워서 당췌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말야 무너진 담벼락 뜯어진 창문 깨어진 유리 이 동네에서 뭘 어케 하겄어 글구 말야 아무리 철거촌이래도 말이지 여기가 쓰레기터야? 왜 자꾸 멀쩡한 동네에다가 쓰레기를 버려~~~ 온 동네에 담배 꽁초에 빈 담배곽에... 가뜩이나 벽돌조각에 유리조각 밟..

[철거촌 고양이] 유리 카펫 위의 차력고양이

편안하게 햇살 바라기 나른한 휴일의 오후에 지나가는 이도 없는 철거촌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이 여유가 더 좋은 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라 더 그럴까 눈 앞에 펼쳐진 것도 발에 밟히는 것도 금비단이었던 적은 없지 꽃은 말라붙고 무성한 건 잡초뿐 한숨 돌리고 발을 내딛는 건 처음부터 당연한 것이니 움추릴 필요 없어 항상 아슬아슬 차갑고 날카로운 길을 걸어왔으니 유리 카펫을 밟아도 단단해진 고양이 발의 젤리는 상처입지 않을거야 성큼성큼 두려움을 버리고 걸어 언젠가 유리 카펫도 끝나니까 그땐 차력도 그만두고 편히 길을 걸을 수 있을거야 철거촌 고양이 이야기 모음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적묘와의 거리, 밀당을 즐기다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빙빙 제자리 맴돌기 2011/06/03 ..

[철거촌 고양이] 적묘와의 거리, 밀당을 즐기다

처음 만났을 때 큰 싸움으로 뒷다리를 심하게 절어 칠지도 언니가 붙여준 이름 찔룩이 중성화하지 않은 거리의 고양이는 생존을 위해 영역싸움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사실, 꽤나 애교있는 찔룩이는 애교를 받아줄 사람이 없을 뿐인 상처입은 거리의 전사 철거가 시작되면서 더욱 먹고살기 어려워진 동네에서 이삿짐도 없는 고양이들에겐 굶주림만 가득 남아 있어도 고양이는 고양이 적묘와 밀당 중 이쪽에 밥 놔 봐 내가 먹어 줄게 내가 밥 주면 여기서 포즈 잡을 거야? 그렇게 매정하게 돌아서지 마!! 에휴.. 어쩔 수 없지 이만큼 가까이서 한 장 찍어 봐봐!!! 2011/06/05 - [철거촌 고양이] 빙빙 제자리 맴돌기 2011/06/03 - [철거촌 고양이] 계단에서 살아남는 법 2011/06/01 - [철거촌 고양이] ..

[철거촌 고양이] 빙빙 제자리 맴돌기

무너진 담벼락 뜯어진 창문 깨어진 유리 요즘의 일상적인 모습들 여기엔 새로 큰~~~ 아주 큰~~~ 아파트가 들어선데요 그래서 옛날 집들은 모두 없애고 있데요 그러나 거기에 내 집은 없어요 괜찮아요 처음부터 내 집은 없었으니 거리가 내 집이었고 하늘이 내 지붕 굳게 닫혀 들어갈 수 없었던 집들이 이제 내게 벽을 열어주고 그렇게 탐났던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던 방들에 드디어 들어가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문손잡이는 잠겨있지 않고 문도 바닥으로 내려와 있고 벽도 누워있으니 잠깐 더.. 여기를 맴돌아도 괜찮아요 3줄 요약 1. 세상에는 수 많은 고양이가 있어요 2. 한 마리 고양이가 눈에 들어오면 세상의 고양이가 다 눈에 들어온답니다. 3. 다음뷰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시면 길냥이 사료셔틀에 도움이 되어요! ..

[철거촌 고양이] 계단에서 살아남는 법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않으면 들리지만 않으면 살아남을 수 있어 그러니까 살금살금 조심조심 몰래몰래 조금조금 눈이 마주치면 잠깐 고민해 나를 바라보는 사람은 나를 신경쓰는 거니까 나도 그냥 마주 보고 있어도 되는 걸까? 나를 쫒아내려고 보는 걸까? 후다닥후다닥 조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 점프점프!!! 점프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뒷다리를 끌어 올리는 순발력과 사진을 찍어주는 찍사가 필요한 법...(응?) 낯선 목소리를 뒤로 하고 담 위를 달리다 문득 돌아본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남을까 철거촌 고양이글 모음 2011/06/01 - [철거촌 고양이] 넘사벽을 넘어 보려는 몸부림 2011/05/27 - [철거촌의 오후] TNR 노랑고양이 노묘의 낮잠 2011/05/26 - [철거촌..

[철거촌 고양이] 넘사벽을 넘어 보려는 몸부림

모든 벽은 넘을 수 있기 마련이라고? 아아 맞아 맞아.. 벽을 쌓은 사람이 있으니까.. 벽을 넘을 수 있는 사람도 있는거야. 그러니까 그건 사람일때나....해당되는 말 나는 고양이라서 아무리 뛰어봐야 넘사벽 벽을 따라 걸어본다 벽이 끝나는 곳에도 내가 갈 곳이 없는데 돌아봐도 몸 의탁할 곳이 없다 이미 빈터에 중장비가 들어와 있고 처음부터 불청객이었으니 다시 또 떠나야 한다 어차피 처음부터 사람이 만들어 놓은 판에서 태어난 길고양이는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 벽들 사이에 갇혀 생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데 -칠지도님이 비정기적으로 사료셔틀 중 다음뷰온 클릭해주시면 길냥이들을 도울 수 있어요- 이 속에서 죽은 새끼를 낳고 또 이 벽을 따라 간다 어차피 넘사벽.. 그냥 눈 앞의 벽이라도 따라갈 수 밖에...

[지붕위 고양이들] 엄마냥+아기삼냥 가족사진 성공!!!

적묘의 멀리던지기 실력을 상승시키고 있는 지붕위 고양이들 가족사진 두둥!!! 지금은 제가 잠깐 다른 곳에 와 있어서 ^^ 아버지가 담아오신 가족사진!!! 요즘은 확실히 카메라에 좀 익숙해졌답니다!! 엄마냥도 눈이 좀 부드러워졌어요~ 다들 다른 곳을 바라보고있는데 그래도 느낌이 좋아요 ^^ 길냥이사진+글 모음들 지붕묘 시리즈 2011/05/24 - [지붕위 아기고양이] 3종세트 교환해주세요!!! 2011/05/23 - [지붕위 고양이]작년 봤던 턱시도의 등장 2011/05/19 - [지붕위 고양이] 사료봉투째 물고 가버렸..ㅠㅠ 2011/05/19 - [지붕위 고양이들] 스토커지만 변태는 아니예요! 2011/05/17 - [지붕위 고양이가족] 빛의 속도로 자랍니다! 2011/05/16 - [지붕위 엄마고양..

[철거촌의 오후] TNR 노랑고양이 노묘의 낮잠

몇년 전부터.. 이 동네 올때마다 눈도장을 찍었던 노묘랍니다. 처음 칠지도 언니가 사료셔틀을 시작하게 된 때부터 이 아이는 정말 살가웠죠 저도 종종 따라 나가서 사진을 담았던 기억이 있어요. 같이 다니는 두마리 젖소 고양이는 작고 날렵하고 사람을 무서워하는 편이예요. 그에 비해 노묘는 부르는 소리에 바로 응? 기지개와 함께 아는 척한답니다. 물론 몇번을 봐 왔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절 보면 화들짝 도망가진 않아요. 무엇보다 이 노묘는 TNR 고양이랍니다. 그래서 이 동네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누군가 목걸이까지 채워 주었는데 남은 건물은 두채 정도.. 사람들은 다 떠났으니 말입니다. Trap-Neuter-Return, 유기고양이들을 포획 한 뒤 중성화 시술을 하고 다시 풀어줌으로서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 그렇게..

[철거촌 삼색고양이] 나는 전설이다2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무도 없다. 여기서 태어나 자랐는데 집은 무너지고 동네는 사라진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조차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 대낮에도 큰 길을 어슬렁거리며 걷는다. 몇번의 시끄러운 소리 단지 그것으로 세상의 많은 것들은 사라진다 거칠어진 털 무뎌지는 발바닥 처음부터 정상인 것도 없었다 태어날때부터 어미의 영양이 부족해 꼬리가 짧게 태어났고 운이 부족해 인간의 집에서 사랑받지 못했고 풍족한 것이 무엇이었던가 사라진 세상을 바라본다 낯선이의 발자국에 놀라기엔 셔터 소리에도 도망가기엔... 그닥... 더이상 놀랄 것이 없는... 지금 가장 놀라운 것이 있다면 저 길 건너편엔 꽃이 피어있다는 것 정도일까.... 2011/05/25 - [철거촌 고양이들] 계단에는 햇살이 내리는데 2011/05/..

[철거촌 고양이들] 계단에는 햇살이 내리는데

한참 어두운 시간에만 살짝살짝 나가던 녹색 계단에 오늘은 밝은 낮에 찾아가 봅니다. 이미 여긴 대부분의 사람이 떠나고 새로 공사를 시작하고 있거든요. 햇살이 내리는 계단 위엔.. 고양이들.. 서울 나들이 오면 꼭 들리는 칠지도님네 근처입니다. 어느 순간 다가온 세번째 고양이 이 아이는 임신한 듯.. 어려보이는데 계단 옆쪽 눈을 돌리면 이렇게 또 눈 마주치는 아이가... 한웅큼 사료를 부어줍니다. 정말 배만 고프지 않도록.... 한웅큼만... 여기 지금 사람들이 사라지고 공사 시작되는데 빨리 고양이들이 다른 곳으로 가야하는데 2011/05/04 - [철거촌고양이]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11/04/28 - [철거촌 턱시도 고양이] 나는 전설이다 2011/04/26 - [철거촌고양이] 순수한 호기심, 어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