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사진만 남은 철거촌 아기 고양이를 기억하다

적묘 2012. 1. 24. 08:00


손바닥에 올라올만한 쪼끄만 아기 고양이가

귀여운 장갑을 낀 앞발 두개를
모으고 자고 있다...
고 생각했다.

페루에 오기 전,
마지막으로 들린 철거촌의 기억...


눈이 내려서
더 춥고 힘들겠지..

아직도 살아있는 고양이들이 있겠지...



이미 그때도 기초 공사가 시작되었고
힘들게 촬영허가를 받은
kbs 환경스페셜팀이 계속 화면을 담았다고 하니...



아이러니하게도..

고양이들의 마지막 공간을 부수는 것도
cat였다..

 


습하고 더웠던
작년 장마철...

건축 잔재들 사이로
파릇하게 잎사귀가 올라오고



폐건축물 사이에
힘없이 늘어져있던..

이 꼬맹이..

길냥이에겐 이름을 지어주지 않는다..
그냥 특징적으로 노랑이, 줄무늬, 턱시도
색이나 무늬나 크기로 대충..구분만 한다,




이름을 지어주면...
책임까지 져야 할것 같아서...



가득히
자취생들이 모여 살던 이곳엔

커다란 아파트가 높이 올라갈 거고
새집마련의 꿈을 이루는 이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입주를 하겠지

지구상에서 인간보다 더 강한 존재는 없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고


길이 뚫리고
집이 생기고

필요에 의해서 버려지는 것들은
또 저 멀리로 실려간다.


필요하지 않는 것들은..
버려진다


그래도

생명은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간다.

그리고 살아있기 때문에 죽어간다.


이 사진을 담고 난 뒤
몇 일 뒤에 연락을 받았다..

비가 오지게도 내렸던 작년 8월

어느날, 다큐를 찍되 간섭은 하지 않고
문제만 제기하겠다던
환경스페셜의 PD님이 아기 고양이가 생사를 오가자
원칙을 깨고 아기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고....

결국 이 고양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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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누구나 다 살아가는 이야기들...

2. 페루에서 고양이들을 보다 보니 생각이 났어요.

3. 철거촌 고양이들은 봄에 방송된다고 하네요~~~




언제나!!! 다음뷰 추천 감사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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