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달리 바람은 차고
햇살은 뜨거운
가을
눈 돌리면 곧 겨울이 될 듯한
주말을 책상 앞에서 일하다가
친구님께 캣닙 보내주기로 한거 보내려고 나가봅니다.
이 계절이 끝나면 캣닙도 한참 더디 크거나
추위에 잠깐 쉬어갈테니까요.
여름 자락에 쑥쑥 자라던 것보단
조금 작지만
잘라놓고 보니
그래도 한다발 되네요.
봉투에 넣으려니
스르르르르 다가오는 깜찍~
아주 그냥 얼굴을 팍
들이대고 아예 들질 않네요.
아....
조쿠나아~~~
셔터 소리에 잠깐 반응하고서는
다시 얼굴을 푹~~~~
근데 다 너무 크니까
어쩔 줄 모르는 깜찍 할묘니
향은 가득하고
어딜 물어야 하는건지
두리번 두리번
그래서 새로 슬쩍 작은 잎을 따서
한번 구겨줍니다
손톱으로 콕콕 눌러서
요즘 깜찍양 목덜미에 터럭이 좀 빠져서
얘는 병원도 못 데려가고
이렇게 햇살 보러 나오는게 어디니 하고
나오고 싶다고 하면 볕에서 딩굴딩굴하는 중이거든요.
햇살도 좋고
캣닙 향도 좋고
목덜미의 터럭만 좀 안 빠지믄 좋겠당
냥~~~~
그리고...드디어 그분이 오셨...
그죠?
맞죠?
털썩!!!!
으아 으아 좋으다 좋으다
날이 좋아서
향이 좋아서
얼씨구냥 절씨구냥
좋구나~
지화자냥~~~~
초록 칼눈
흰 뱃털
까만콩 젤리와 핑크젤리
화려하게 각도를 바꿔가면서
딩굴 딩굴
하늘을 파랗고
산수유 열매는 빨갛고
고양이는 노묘
널부러지기 시작한지 어언 십수년이 흘러
할묘니의 딩굴 딩굴은 경지에 올라있고
속아낸 캣닙은 듬성 듬성
또 가을 햇살에 남은 자잘한 잎들을 키워내겠지요
바닥을 쓸어도 쓸어도
낙엽 부스러기는 한참을 굴러다닐 거고
화단 한쪽엔 가을 국화가
또 한쪽에선
치차가 여물어가고 있고
애플민트와 캣닙을 추수해서
담은 봉투는 저쪽에 잘 놔두고
버석버석 건조한 가을 화단에 물을 주고
화분 정리 좀 하고
고양이 터럭에 붙은 먼지 좀 떼어내고
택배 포장해서 보내는 걸로..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한 주를 다시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햇살이 좋은 주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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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묘니는 캣닙 좋아좋아 내놔내놔는 아니지만~ 굳이 뭐 준다면 마다하지 않는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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