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내내 웅크리고 있다가
문득 나가본 옥상엔 이미 봄이 와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그 많은 시들이
어찌나 다 새록새록 기억나는지
유난히도 봄에 떠오르는 시 중 하나는
삼일절에 더더욱 떠오르는 시 한편은
바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민족시인 이상화(李相和, 1901년 4월 5일 ~ 1943년 4월 25일)
그 시절에
우리말로 된 글
우리말로 된 시
우리 국권이 없다고 해도 민족은 그대로라는 것을
잠깐 겨울에 힘들어도
봄은 온다는 것을 그려냈던
그 시 한편을 떠올리는 것
학창시절의 시들을 나중에 되서 되돌아보면
참으로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강렬한 그 시들이
벌써 100년이 된다는 것
세상이 뭐가 바뀌겠냐고
만세운동이 무슨 소용이냐 촛불이 무슨 소용이냐
세상이 바뀌겠냐 하지만
정작 세상은 계속 바뀌고 있고
그 변화는 하나에서 시작해 10% 20%의 사람들이 동참하면
운동이 되고
변화가 됩니다.
마치 조금씩 해가 길어지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아무것도 없던 마른 가지에서
꽃이 피어나는 순간
세상이 한 순간에 변한 듯하지만
사실은 정말 조금씩 조금씩
누군가의 시 한편이 전달되고 읽혀지고
꽃 하나를 틔우는데 걸리는 그 모든 노력을 다해서
숨을 쉬고 눈을 뜨고 내일을 생각하는 것
우리 말을, 우리 삶을, 우리 민족을, 우리 역사를
그대로 연결시키는 것
그게 바로 정체성이란 말이겠지요.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사람들이 사이버스페이스로 연결되고
온라인으로 대화해도
우리는 우리 말을, 우리 나라를
싫다 좋다 밉다 사랑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버리지 않는 것
그래서 이렇게 오늘, 2019년 3월 1일은
자랑스러운 대한 사람으로
숨쉬고 있다는 것
봄에 꽃이 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게 되었으니
봄을 찾으려면
들을 찾아야 한다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제법에 의거한 법률과 제도를 내세워
서양의 근대국가론에 의거한 주권의 정의,
그넘의 불평등조약들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문명국과 비문명국 사이의 조약이니까
자칭 문명국들의 입장에서 법을 해석하고 판단할거니까
당연히 조약은 기울어진 거죠
평등하지 않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 나라는 전쟁 한번 안하고 일본으로 병합되는 경술국치
국권피탈을 당하게 됩니다.
전쟁을 한 것도 아닌데 나라를 뺏긴 사람들
이 황당함이 바로 당시의 국제법에 의거한 제국주의의 극악함
지네들끼리의 식민지 전쟁,
땅따먹기 흔한 예 중의 하나인 일제시대
청나라,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의 일본은
을사조약부터해서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했으니까요.
1919년 3월 1일 독립운동을 기점으로
태극기와 애국가가 금지됩니다.
청산되지 않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걸고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2019년 3월 1일을
기뻐해봅니다.
봄이 오는, 3월과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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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3월, 비와 미세먼지 사이에, 매화와 산수유가 피어납니다.
2. 정상국가!!! 현대국제법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함께 더욱 발전합니다.
3. 꽃피는 3월, 애국선열들을 위한 묵념과 함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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