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수업을 가서...
마주친 페루 교수님들과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북한 대사관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나와서
나는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이야기 하다가

역시나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물론 그분은 오늘이 6.25라는 사실을 몰랐죠.
저는 그냥 그 이야기를 할 순 없었고...

그분의 질문은
북한 사람과 만나서는 안되느냐?
북한에 가족이 있느냐?
북한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만날 수 있느냐?
서로 연락을 하느냐?


페루와 한국의 시차는 14시간

아직 페루는 6월 25일입니다.

페루 코스타 지역은 지금 겨울이라
추운데다가, 건물 건축 방식 자체가
단열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방식의
얼기설기한 벽돌에 페인트가 다인지라
감기가 길어지고 있는데다가

수업하는 곳의 공기도 좋은 곳은 아니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기에 걸린 상태라
저도 당연히..???

낯선 바이러스에 순순히 몸을 내주고
고생 중입니다..;;;
교사들의 운명이죠..;;; 이 교실에서 걸리고 저 강의실에서 걸리고



사무실에 도착해서
가방을 열고 수업자료를 꺼내면서도
어질 어질 한데

이런 폭풍 대화에 휩쓸리면!!!!!
물론..ㅜㅜ 내용은 다 스페인어.

제가 역사를 가르쳤었지만, 그걸 스페인어로 풀어내기엔
스페인어를 공부한 것은 겨우 5개월!!!!!

무지막지하게 쉬운 단어들로 풀어갑니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에
끝난 것이 아니라 쉬고 있는 상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정부의 성향에 따라서
서로 좋은 대화가 오가고
나이를 많이 먹은 이들이 죽기 전에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 함에 따라서

편지를 보내고 수소문을 해서
만남을 주선하곤 했다....


저의 가족들은 모두
전라남도와 부산에 있기 때문에
아무도 북한 쪽에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타고 올라가면
누군가는 북한에 있을 수도 있지요.



그들이 모두,
그렇게 정치적인 이념문제로
서로 못 죽여서 안달하면서
싸웠던 전쟁이 아니니까요.

그냥 거기 살던 사람들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휩쓸려 갑니다.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살아가던
영화 속 동막골 사람들처럼요...


그래서 전쟁은 더 슬픕니다.

생각지도 않은
지구 반대편의 페루에서도

이런 질문을 받게 만드니까요.


예전에 어떤 택시기사가 묻더군요.

어떤 사람들이 페루에서 만나서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러면 자유롭게 남한과 북한을 오가면서
살아갈 수 있냐고.

그건 금지되어 있는 문제라고.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던 것이....

작년 이맘때인가 봅니다.



외국에 있으면

더 자주 듣습니다.




위험하니까
그냥 베트남에서 살아라
인도네시아에 살아도 된다...
페루로 국적을 옮겨라



무한히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나는 이 멀고 먼 땅에서도
이런 질문을 들어야 하는구나

이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구나



니네 전쟁 언제 난다고 하드냐?

부모님들 괜찮으시냐....



우리나라 보다 생활 경제 수준이 떨어지고
문화적 발달과 교육 수준에 봉사활동자가 필요한
나라들에 와서

내 나라의 모습을 봅니다.


그들 눈에는 한류와 멋진 드라마와
그리고 추상적인 한국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


만날 수 없는 가족과
갈 수 없는 고향이 보입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데
대화해서는 안되는 남한과 북한을 말해야 합니다.


한류스타들의
군대 입대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소녀팬들에게
제 한국어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와 떨어질 수 없는 군대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합니다...


아름다운 나라의
좋은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한마디씩 듣는 질문은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페이스북으로 쏟아지는 걱정과 질문도
지겹습니다..ㅠㅠ


너희들은 통일을 원하니?
독일처럼?
그런데 왜 이러니?



역사인식과 당위성에서

대통령의 선서에도 나타나있듯...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부디..그러하길...

한국에 돌아갈 때는, 좋은 소식들로 가득하길

그래서 다음 번 또 언젠가 이런 대화가 시작되면
이런 질문들을 받기 시작하면....

우리는 좋은 관계야. 걱정하지마...
이렇게 말할 수 있길 절실히 절실히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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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임진각은 안보관광지랍니다. 안보관광이란 말이 사라지길 바라며.

2. 몽골,베트남에서 살때, 무슨 일이 생기면 북한식당 금지령부터 내렸더랬죠.

3. 페루는 예전엔 북한정부와 더 좋은 관계였다가, 지금은 우리나라와 돈독한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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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적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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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클로에 2013.06.26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날엔 6.25라는 사실도 잊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신이 부끄러워지네요;
    페루에서 그런 질문을 받는다니 의외에요;;
    밖에서 국적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 꼭 남한이냐 북한이냐 되물어 올때마다 기분이 좀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몸은 좀 괜찮으세요?

    • 적묘 2013.06.26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클로에님 하하..;;;; 몸은..음...;; 페루 감기 바이러스는 확실히 저랑 안 맞아서..;;
      죽갔어요..ㅠㅠ

      막 일어서려는 참에 댓글 보고 답글답니다.

      페루뿐 아니라, 베트남에 있을 때도 천안함 사태때문에
      부모님 모셔와서 베트남에 와서 살라는 말도 들었어요.

      특히 한국어 수업을 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질문이 쏟아지죠. 같은 말을 쓰는가? 같은 음식을 먹는가?
      언제부터 서로 다른 나라가 되었는가?
      그때마다 일단 한국 전쟁 자체가 한국 사람들만의 전쟁이 아니었다는 것부터
      풀어줘야 하는 상황이여서 갑자기 스페인어를 버벅거리게 되는..;;;
      특히 페루와 북한은 1970년대 전후까지 정말 우방이었거든요.
      그땐 정부 성향도 그랬도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북한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죠.

      당연히 이런 질문들은 어느 정도 국제사회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받을 만한 내용이고..ㅜㅜ
      어케 하다 보니 저는 주변에 항상 그런 분들이 많사옵니다.
      그나마 역사적인 흐름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는 ...
      역사교사였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랄까요?

  2. Ringo star 2013.06.26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스피린은 꼭 소지하셔야 겠습니다.
    타국에서 건강이 좋치않게되면 맘고생 몸고생이 한꺼번에 견뎌야하는 고통이니까요.

    얼마전 돌아가신 대통령 께서 형이 돈이 많을때 동생좀 도와주며 마음상한 동생을 다독여 주면
    큰틀에서 서로 화해할수 있지않겠느냐고 한적이 있습니다.

    동쪽에 사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문제를 퍼주기식 대화는 안되며 겁도 줬다 풀어줬다
    어떨땐 핵포기만 하면 따뜻한 대화를 하겠노라고 마구마구 방송하지요.

    제가 그 동생이라면 꽤나 성격 건드리는 형에 따귀라도 한대 쳐보고 싶어할거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에는 조건이 없는데 형제간의 우애에는 조건이 따르니 절대로 대화할수없는 사이가 형과 아우입니다.
    모르겠네요.
    쫄딱 망해서 막바지에 이르면 막다른 골목에서 쫒기던 쥐처럼 고양이에게 덤빌지도 ....

    어릴때 형과 아버지에게 어찌나 많이 맞고 살았는지 저는 형이 작년에 돌아가셨을때도 눈물한방을 흘리지않았습니다.
    집이 아니 형이 무서워서 집 주위를 뱅뱅 돌면서도 들어가지못하고 한겨울,
    전주역 대합실에서도 밤을 새운적이 하루이틀이 아니거든요.

    오늘날 인간이 , 아니 형제가 살아가는 현실이 그런거 아닐까요?
    따뜻한 사랑, 따뜻한 보살핌.
    .
    .
    .

    한숨만 나옵니다.
    나는 내 동생에게 아무것도 해준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런글을 쓰고 있다는 자체에 대해......
    바보같다는 생각만 드네요. 에효~
    ㅠㅠ

    • 적묘 2013.06.27 0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Ringo star님 해열작용으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서..;;
      해가 나지 않는 날들이 연속되면 햇볕이 없어서 면역이 떨어지고
      감기가 걸리면 목에 염증이 생기고...
      결국 병원 다녀와서 처방받았습니다 ^^;;;

      어디가 아픈지 알고 제대로 처방받으면 되는데
      요즘 상황은 의사 상담도 잘 안되고
      그에 따라서 제대로 처방도 안되고 참 문제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동반자적인 입장이 되어야 하는데
      다 큰 성인들끼리 누가 위고 아래고 겨누려면 안되는거겠죠.
      그러니 자꾸 어긋난 진단이 나오는 것이기도 하구요

      제대로 된 진단만이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있게 해줄텐데 말이죠.

  3. 아스타로트 2013.06.26 1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제가 6.25인줄 잊고 있다 나중에 생각났어요;;
    의외로 외국에 있을 때 지금이 휴전중이라는 사실이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정작 여기 사는 사람들은 많이 잊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거기 날씨가 춥고 습해서 감기가 더 질질 끄는 게 아닌가 걱정입니다ㅠ 얼른 나으세요~

    • 적묘 2013.06.27 05: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스타로트님 그만큼 역사와 문화, 국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한거죠.
      그런 흐름으로 이끌어 가는 분위기가 지금의 언론이기도 합니다.

      역사와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을 원하는 누군가가 있는 거 아닐까 하고
      새삼 생각하게 되는거죠.
      자꾸 음모론이네요....

      오늘 병원 다녀왔습니다 ^^ 주사랑 약 처방받았으니 금방 괜찮아 질거예요

  4. 팩토리w 2013.06.26 1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나라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전쟁에 대한 생각이 저럴꺼라는 생각은 전혀 못해보았네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조차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전쟁이란 것 때문일까요...
    어제 뉴스에서 6.25전쟁에 관한 보도를 볼때 그때서야 아.. 오늘이 6.25구나 라고 생각했으니깐요...
    그쪽 분들이 볼때는 참 궁굼한 것이 많나 봅니다. 감기도 언넝 나으시고~~ 했으면 좋겠네용!! ^^

    • 적묘 2013.06.27 0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팩토리w님 보통은 아무 관심도 없다가
      국제뉴스들이나 영화에서 다루는 것이
      북한의 핵뿐이니까요.

      그래서 사실 입장이 아주 편협하기도 합니다.
      미국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된 것에 대해서 강대국들을 비판하기도 하지요.
      물론 한 사람의 독재자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은 남미의 역사가 있어서
      금방 이해하기도 하지요.

      감기는 음... 방법이 없으니까요 ㅎㅎㅎ
      얼마나 더 걸려야 각종 바이러스들에 대한 면역이 다 생길 수 있을까요.

  5. Deckery 2013.06.27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는 임진각 종종 아버지 손잡고 가곤 했는데 최근 몇년간은 단 한번도 가본적이 없네요.
    최근에 진격의 거인 보면서 우리나라도 저렇게 평화 때문에 잠시 긴장의 끈을 놨다가 전쟁이 나는거 아닐지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위키리크스에서 우리나라 통일이 머지 않았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른 통일이 되서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보고 싶어요

    • 적묘 2013.06.29 04: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Deckery님 주제가 상당히..;;
      진격의 거인은 원인과 결과를 알수 없는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을 그려낸 것이고
      참고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지금 상황과 겹쳐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정부끼리의 좋은 대화를 이끌어내서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 것이잖아요.

      위키리크스가 말한 걸 다 믿을 것도 없고
      10년 전 전망했던 것이 너무 순식간에 무너져서 뭐...지금은 할말도 없어지네요.

      심난하지요.

  6. 키페 2013.06.30 2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보고있는 미드에 북한에 대한 언급이 가끔 나오더군요,, 긍정적이진 않은 이미지로요..
    아무 위기의식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아직도 휴전국이라는걸 새삼 깨달았습니다ㅜ
    드라마와 적묘님 글을 보니, 외국에서 보는 한국이란 나라가 어떤 이미지일까 생각해보게되네요...

    • 적묘 2013.07.02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키페님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리는 것은...
      일단 적이 있어야하니까 항상 과장되기 마련이지요.

      냉전시대엔 소련이, 이후엔 중국이, 악의 축이 바뀔 뿐
      항상 악의 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미국식 영웅주의엔 필수요소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확실히 비판의식은 필요하지요~

  7. 도라에몽 2013.07.20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픈 현실이네요.. 빨리 통일이 되서 이런 이야기를 안하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겟네요

    • 적묘 2013.07.22 04: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도라에몽님 통일이 되어도 계속 되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지요.
      그러나 정말 외국에서 계속 듣기엔 괴롭습니다..ㅠㅠ

      외국에서 한국 뉴스 볼때도 부끄럽구요.

  8. 경탁 2013.07.21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진각 제가 군 생활하면서 임진각 반대편에서 임진강을 지켰드랬죠 그당시에 임진각에 대한 환상도 있었고 바이킹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언제 제대를 하는가 생각했는데 ㅎ 어느덧 예비군 3년차 ㅎ 그당시에 하고싶었던것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지금 현실은 이룬것도 이루고싶은것도 없는 현실에 찌든 1人만 있네요 ㅠ.ㅠ 이글을 읽으면서 느끼는게 많네요.. 오랜만에 보는 임진각 사진속에서 제가 군생활을 했던 정취도 느끼고 6.25때 전사하신 장병분들 대한 생각도 한번더 하게 되고..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고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구요 ㅎ 모쪼록 느끼는게 많은 글이었습니다 ㅎ

    • 적묘 2013.07.22 04: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경탁님 이룬 것도 없고 이루고 싶은 것도 없는 일인이 여기도 있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어떤 한 점의 이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 길이 본인이 되는 과정이니까. 그냥 살아가는 수 밖에요.

      생각을 멈추지 않고
      걸음을 걷다 보면 어딘가에 다다르게 되겠지요.

      경탁님보다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용기보다는 사는게 다 그래..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어서 서글프지만

      예비군 3년차면 젊음이 부럽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
      하고 싶었던 것들이 지금은 또 달라졌겠지요?

      저도 10년 전에 제가 페루에서 지금의 한국 정부를 생각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통일 될 줄 알았죠..ㅡㅡ

      그냥...살아가는 것, 가능하면 멋지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 최선이네요!!!! 경탁님에게도 기운내시라고 아자! 한번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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