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묘지
집 한채 값과 맞먹는다는
비싼 공동묘지
에비타가 잠든 이곳에
비가 내린다
세상을 떠난 이들이 잠든
세상을 살고 있는 이들이 집보다
더 비싼 묘지...
레콜레타에 비가 내린다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
삶은 짧고 죽음은 영원하다
그러니 삶을 즐기자
살아있는 한
걷는다
살아있는 한 뛴다
그리고 삶을 나눈다
죽은 이들을 위한 공간은
산 자를 위한 공간보다
비싸지만
삶을 나누기 위해서
건네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작은 온기면 된다
커다란 고양이가 그려진
가방을 맨
아르헨티나 캣맘과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삶은 그런 것
비를 머금은
차가운 공간에도
온기가 있다
묘지를 청소하는 이들과
매일을 나누는 고양이들이 있다
비오는 날
젖은 털을
바지에 부비적거리며
따스한 손길을 원하는
삶이 있다
거대한 자본과
빈부격차 속에서
죽은 이들의 공간이 가장 비싼 이곳에서
그들도 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생명인 이상
그 끝은 언제나 영원한 이별
그러니 사라지지 않을
돌에 조각하는 슬픔들이
공간 안에 가득하다
그러니 삶을 위해서
걸어가는 발걸음이 더 따뜻하다
더웠던 부에노스 아이레스
슬픔보다 추억으로 가득했던
유서깊은 공동묘지
집값보다 비싸다는 묘지가격
그러나 이젠
그들이 결코 구입하지 못할
생명을 가지고..
사랑의 추억과
애도의 마음으로 걸어본다
삶을 찬미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며...
2016/01/12 - [적묘의 페루]수도사의 절벽,사랑에 절망하다,자살바위 El Salto del Fraile
2014/08/22 - [적묘의 페루]리마공동묘지에 가면 뱀도 있고!!!Cementerio General El Ángel
2015/11/01 - [적묘의 고양이]마왕을 기억하며 추억하며
2013/08/09 - [적묘의 페루]리마 공동묘지에서 보낸 어머니의 날
2014/05/16 - [적묘의 우유니]기차 무덤,사막 한가운데, el cementerio del tren
2013/10/20 - [적묘의 페루]고인과 인사를 나누다. 산타 로사 공동묘지
2013/10/18 - [적묘의 강아지]눈이 슬픈 골든 리트리버를 만났던 가을 어느날
2013/07/31 - [적묘의 속삭임]급작스러운 헤어짐에 슬퍼하다
2013/05/14 - [적묘의 고양이]칠지도님네 케이린,무지개다리를 건너다
2013/01/20 - [적묘의 무지개]티티카카, 혹은 저 너머로 마지막 여행,Copacabana
2012/11/11 - [적묘의 페루]위령성월,뜨루히요 공동묘지와 납골당
2012/09/26 - [적묘의 발걸음]마지막 여행의 시작, 죽음과 장례
2011/04/02 - [인도네시아,공동묘지] 귀신은 없습니다
3줄 요약
1. 죽음을 돌아보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이 집인 고양이들
2. 비가 와도 가방에 먹을 것을 가지고 오는 캣맘 Que buena chica!!
3. 남미의 옛 묘지들은 유럽 영향으로 조각상들, 고급 가족묘가 많답니다~
♡ 카카오채널 http://story.kakao.com/ch/lincat0220♡
'적묘의 일상 > 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묘의 고양이]명품 한라봉보다 명품 노랑둥이!!! (0) | 2016.02.12 |
---|---|
[적묘의 고양이]느긋한 접대묘 봉제인형,랙돌 고양이,ragdoll (0) | 2016.02.12 |
[적묘의 연휴tip]조카와 시간 보내는 방법,300 직소퍼즐,고흐,밤의 카페테라스 (0) | 2016.02.06 |
[적묘의 고양이]월간낚시,스코티쉬 폴드를 낚아라 파닥파닥 (0) | 2016.02.03 |
[적묘의 전남]상사호 댐 물과 고양이는 사람하기 나름! (0) | 2016.02.02 |
[적묘의 고양이]16살에도 호기심과 집착, 상자는 고양이의 몫 (2) | 2016.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