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노랑둥이 펜션 고양이들도 지킬 것은 지킨다.

적묘 2015. 11. 9. 10:30






비오는 주말


정말 아무곳도 가지 않고

그냥 축 늘어져서


내 고양이들이랑 있고 싶어도


미리 해 놓은 약속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기 마련


그리고 그 덕에 만나는 작은 즐거움도 

있기 마련






몇주 전에 결정한 

경주 행은 비와 함께 

무엇보다 진짜 일이 많았던 날들에

화면만 들여다 보고 있던 몇주에

거기에 보이는 뉴스들은 더한 코미디가 없는 요즘에

위장에 구멍이 뚫릴거 같은

택도 없는 새로운 직업인지 <네티즌 의견>들도 


있는대로 컨디션을 바닥으로 치게 만드는 

스트레스까지 담고 간 피곤함





펜션 관리실의 종이 박스 하나가,

펜션을 오가는 고양이들이,


비오는 날의 젖은 양말과 

렌즈에 튀는 빗방울에 대한


툴툴거림을 잠재운다.





반갑다고 다가오는

비오는 이른 아침의 고양이들이

어찌 싫을까






웅크리고 잠든 세상 속에서

쭈욱


몸을 펼치는 




돌아보면

오매 단풍이 들고



돌아보면 

오매 고양이가 두마리에서 세마리가 되고




살짝 살짝


밤에 먹다 남은 치느님으로

살짝살짝 꼬셔보면






3층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예쁜 맹수들이


나를 웃음짓게 하고






식은 닭고기 한 조각에

쒼나 있는 저 수염이

저 꼬리가

저 앞발이

예쁘기만 하고







그래도 야단 많이 맞아봤는지

그래도 영역에 대한 개념이 확실한지


문은 들어서지 않는

선이 확실한 아이들


펜션 고양이들의 선지키는 애교가

더 기특하고





후딱 달려들려고 

순서 무시하면


툭 앞발로 잽도 한번 날려주고





그 와중에도


문턱은 넘지 않는


지킬 것은 지키는 고양이들





문간에 앉아서

닭뼈를 고르면서


이 고양이들의 현명함에

이 고양이들의 본능에

이 고양이들의 먹성에






그냥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본다


너는 살아남겠구나






너는 사는 법을 아는구나


너는 염치를 아는구나


너는 세상을 아는구나





이 추운 날에도 펜션에서 보살펴 줄 것이고

벌써 다섯살이 넘은 고양이가 있다고 했으니까...

앞으로도 쭉 돌봐주겠지


이 곳엔 쥐와 작은 먹을 거리들도 사냥할 수 있을 것이고

위험하거나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경우에

경계를 하는 방법을 아는 고양이들이니


잘 살아남겠구나





눈을 똑바로 뜨고

현실을 바로 보고

위험을 바로 읽고

문턱을 지킬테니

안전 거리를 유지할테니


그렇게 가장 중요한 것을 지켜 나갈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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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비가 그치면 더 추워지겠지. 그래도 봄은 온다. 살아남자

2. 돌려말하면 모를꺼야..+ㅅ+ 야옹야옹


3. 결국 최후에 살아남아서 웃을 수 있길, 역사에 남을 수 있길!!!

♡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과 그대를 위해 건강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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