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겨울이 되고 초록이 황홍이 되고 바람이 추위가 되고 빛을 머금은 고운 국화꽃이 녹아내리는 것은 시간이 흐름이다 계절이 흐름이다 삶을 살아감이다 차가운 바람에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충렬사에 의열각에서 잠깐 멈춰본다. 무명의 의녀 무명의 용사 무명의 국민 무명의 촛불 아이의 손을 잡고 하나 하나 계단을 내려오는 찬찬함으로 겨울을 맞이한다 기념관 안은 촬영 금지 그림으로 그려진 임진왜란의 모습들이 있다 충렬사에서 내려다보면 여유있는 기분 저 아파트숲까지의 거리가 조금 숨쉴만하다 유난히 눈에 띄는 노랑 잉어 살아가는 것은 어떤 것도 쉽지 않다 날이 추워져야 꽃을 피우는 동백에서도 충절을 지키고 목숨을 내놓고 가족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국민을 본다 정부가 지키는 것이 중립이어야 하고 정부가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