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4

[적묘의 페루]새와 꽃에게 다가가는 방법, 혹은 마음의 거리

처음부터 그러지 마세요. 우린 그런 사이 아니잖아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 날아가 버릴거예요. 우리 언제 만난 적 있나요? 우리 아는 사이던가요? 나는 기억나지 않아요. 아는 사람이지만 친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조금만 더 저쪽으로 가주세요. 저에겐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우리가 언젠가 아무말 하지 않고 우리가 언젠가 같은 공간에서 그저 같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반가울 때 그런 것이 친한 거죠. 지금 우리는 아는 사이지만 그저 아는 사이일 뿐 다가오지 마세요. 날개를 펼칠 거니까요. 꽃들에게 내가 대하듯 당신을 새를 대하면 안되는 걸 알아야해요. 새는 날개를 가지고 있어요. 당신의 목소리도 당신의 눈도 내게 아직은 친숙하지 않아요 그러니... 그렇게 가까이 다가오지 마세요. 날개도 눈도 없는 꽃에..

[적묘의 사진] 가까이 갈수록 특별해진다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숲을 보는 것도 좋지만 위를 보면 숲을 날아다니는 새도 있고 아래를 보면 꽃도 핀다.. 거시적 시야도 좋지만 대의를 쫒아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은 가장 아까운 것 중 하나다... 몸을 굽히고 가까이 가면 흔하디 흔한 풀들도 특별해 진다 높은 습기에 곰팡이가 가득 생겨버린 벽도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도 하나하나 담아본다 한걸음 다가서면 또 다르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 또 달라진다... 다가갈 수 있을 때.. 다가가 보자... 2011/12/27 - [적묘의 코이카]양치질을 배워보자! 의료봉사의 필요성 2011/12/23 - [적묘의 코이카] 크리스마스와 봉사활동 방법론에 대한 고민 2011/11/20 - [적묘의 코이카]세계에 나눔을 실천하는 K-DNA를 ..

[적묘의 봄날] 길냥이의 봄날을 담다

아직은 바람이 차다 이제 아파트 숲 사이의 풀들이 파랗게 올라온다 그 사이에.. 너도 마치 한 송이 꽃처럼 마냥 해바라기 하고 싶다 어느 집 베란다가 너에게 지붕이 되고 그냥 마냥 파랗게 올라오는 클로버가 너에게 카펫이 된다 숨겨줄 네 개의 벽이 없는 너는.. 그냥 숨 죽이고 가만히 가만히..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경계의 눈길을 이 거리를.. 더 넓힐 수가 없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식빵을 굽고 있다 고양이도 그냥 그렇게 모여살고 싶다 그냥 그렇게 꽃 피고 싶다 그렇게 꽃씨를 맺고 그렇게 바람에 날려 다니고 싶다.. 무언가에 쫒겨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걷고 뛰고.. 그런 자유를 그런 여유를 저 길모퉁이를 돌면.. 만날 수 있을까? 어느 오후 푸르른 꿈을 한 조각 꿈꾸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