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어라 날이 좋아서 4월 초파일이어서 석탄일, 부처님 오신 날이어서 하루가 더 좋아라 문 앞에서 빨리 열라고 다그치는 고양이가 없으면 더 좋아라~ 문 틈 내줘도 후딱 안나가고 한낱 인간이 문 하나 제대로 활짝 못 연다고 타박하는 막내 고양이 몽실양~~ 매년 연등에 불을 켜듯 매년 초록빛을 피우는 매년 곱디 고운 초록에 미세먼지와 황사에도 살아남아 건조함 속에서도 물을 머금고 초록이 되는 작은 씨앗들을 그 푸른 잎사귀 아래 그늘이 드리워지고 고양이는 한가롭다 초록이어서 좋은 것은 몽실양의 칼눈도 마찬가지 봄인 듯 여름인 듯 뜨거운 햇살에 눈이 빛난다 연등 하나 밝히지 않아도 괜찮다 너도 그만큼 빛난다 또 하루를 살아간다 또 하루를 살아가는 만큼 또 그만큼 먹어야 한다 오늘만큼은 캣닙으로 채식하려나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