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5

[적묘의 고양이]적절한 거리,가을의 끝, 겨울 가운데, 학교 고양이들

가득하던 꽃도 지고푸른 잎도 말라가고 여전히 보들보들 자라나는 고양이 겨울 가운데서 민들레도 마지막 꽃씨를 준비하고 대장 노랑둥이도차가운 바닥을 피해 잠깐 박스 안으로 들어가 본다. 연륜이랄까... 삼색이 아기 고양이가 휙휙 도망가는 것과는 달리 여유있게~ 구석에 몸을 숨기는 저 소심함은 길고양이의 몸에 흐르는 피인걸까..ㅠㅠ 치열하게 뜨겁던 여름은 흘러가고순식간에 흘러가는 가을은 짧아서 눈을 들어 볼 사이도 없이 바닥 한가득 노오란 카펫을 마지막으로겨울이 스민다 사람의 온정이란꾸준함의 고마움이란 내가 하지못하는 이 꾸준한 온정에그저 감탄하는 동안 공기는 차갑게 말라붙고잠깐의 햇살만이 포근한데 세상 어느 순간보다따뜻하고 포근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여기가 그래도 치외법권 교내라는 것 수업 종이 울리고 아이..

[적묘의 고양이]삼색냥이 기다리는 동안, 적절한 거리,낯선사람

텅 빈 학교이른 아침에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설레이는 것도 아니다 낭만적인 것도 아니다 매우 현실적인 이유와 매우 필연적인 문제로 아침이 오고 저녁이 지나가고 또 새벽이 다가오는 그 모든 시간 배가 고프다는 것은 가장 실존적인 문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가장 생존적인 문제 바스락 바스락 꺼내주는 것에잠깐 관심 사뭇 가까워진 거리에사뭇 긴장이 흐르는 시간 다시 멀어지는 것이서로에게 안심되는 사이인지라 다시 사이를다시 거리를 멀리 멀리... 망원렌즈 달고 오길 잘했다.... 편히 어슬렁 어슬렁 주변을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물그릇과 사료 그릇을 잠시 보더니갸웃... 역시 다른게 먹고 싶은거구나~ ㅡㅡ;; 어찌나 우리 애들같은지!!!!간식을 줘야 하는건가!!!! 이렇게 저렇게 보더니 또 똑바로 ..

[적묘의 사진tip]나비와 함께 봄맞이, 기다림과 망원렌즈

한국의 봄과 리마의 가을은 아주 비슷하답니다.3월 23일부터 6월 23일정도가 페루 리마의 가을한국의 봄이나 가을과 비슷하게햇살은 뜨겁지만 바람은 차고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나비가 날고, 꽃이 가득한 시간나비를 찍기 위해선셔터 스피드가 좋은 카메라나햇살이 가득한 좋은 날씨가 필요합니다!!!좋은 날씨 쪽이 더 좋은 효과!!!그리고 선글라스와 선블록은 필수!!!모자도 좋구요.정말 조금만 더 있었다간저 뜨거운 햇살에 완전히 익다 못해 녹았을거예요.셔터 스피드를 높혀 두고눈으로 나비를 따라갑니다.나비가 앉을때까지혹은 나비가 자리를 뜰때까지앵글 안에 들어오면 빨리 촛점을 잡아야하는데...수동카메라쪽이 더 빠릅니다.전 수동이 아니라서100여장 중에서 80..

[적묘의 고양이] 애교와 애정의 시작점

저~~~쪽에 있다가도 어느새 성큼... 발치에 맴돌다 순식간에 눈을 맞추는 내 고양이 눈부신 햇살에 살풋 감은 눈이 더 예쁜 내 고양이 옷 자락 하나에 묻혀온 바람조차 궁금해 하는 내 고양이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한없이 몸을 늘려 다가오려는 내 고양이 눈을 맞추지 않는다고 살짝 앙탈하는 내 고양이 나가려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내 고양이... 2011/10/13 - [적묘의 고양이] 페루에서도 창가 필수요소는 고양이! 2011/10/12 - [적묘의 고양이] 얼짱각도를 아는 초롱군~ 2011/10/12 - [적묘의 길냥이 고민] 인간친화적인 고양이에 대해서... 2011/10/11 - [적묘의 고양이]러시안블루의 발집착은 변태 2011/10/08 - [적묘의 고양이이야기] 노을, 2년전 오늘 2011/1..

[대림3주] 대림초에 불을 붙이며....

요 몇일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요. 그릇의 문제일 수도 있고 마음의 문제일 수도 있고 잠시잠깐 나와 있는 와중에도 한국의 뉴스나 여러 사이트, 메신저를 통해 끈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괜찮아 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아... 너무나 가늘고 또 얇고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처럼 어둠 속에서 빛이 되어주는 촛불에 비유해야 할 마음이 태풍 속에 홀로 외로운 바람막이 하나 없는 초가 되어 버리면 사실 더욱 더 큰 무언가를 찾기 마련이지요. 순백의 깨끗한 영혼으로 살아가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인간 도리를 지켜달라고 기도하고 당장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여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자비를 잊지 않게 해달라고 당장 십자가에 따라 매달리지는 못하지만 부당한 권위와 진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고 여러가지 마음을 담..

적묘의 단상 2010.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