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왔던 신발을 잃어버렸다. 사실 어디서 흘렸는지혹은 어디서 잊었는지그새 어디서 떠났는지그저 그렇게 지나간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듯물건도 만나고 헤어진다 남미를 같이 걸었고로마를 함께 걸었다 나폴리 전망도 함께폼페이 유적도 함께 빗속을 추적거리다가햇볕에 눈부시다가 망가진 신발의 끈을 다시 다잡듯지친 다리를 다시 쉬어가듯 음식을 먹고음료를 마시고잠을 자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들이여행에서는 하나하나 소중하다 나는 다시 이곳에 이 시간에 이 모습으로다시 돌아올 수 없다 그러니 잃어버린 것은 잃어버리는 대로 내게 남아있는 이들이내게 남아있는 것들이내가 다시 만나게 될 이들과내가 다시 마주치게 될 세상을 그냥 무심히 기다려보자 하나 잃고 울고하나 얻고 웃고 그러다 보면 그냥 흘러가는 것이고하나하나 남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