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책읽기

[잃어버린 여행가방] 박완서님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시다...

적묘 2011. 1. 22. 13:49

여고 시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쭉 읽어 오던 글을 쓰신 분이

<그 여자네집>은 수업도 했더랬습니다

이제 더이상 같은 하늘 아래 숨쉬지 않으시는군요...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님이

80을 일기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2006년..어린 깜찍양과
박완서님의 책..

모 인터넷 서점의 서평 이벤트로
<읽어버린 여행가방>을 싸인북으로 받았습니다.

싸인이 담긴 책 사진을 찾지 못하겠네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지금 베트남 하노이에 있거든요.




옛 블로그를 뒤적여 사진을 찾아봅니다.



목차들...





인도네시아...저도 다녀온 곳이군요

2010/11/07 - [인도네시아, 머라피 화산] 최악의 폭발, 기도를..ㅠㅠ
2010/10/22 - [인도네시아,족자카르타] 아기 고양이들과의 삼빌르기 4개월
2010/08/12 - [인도네시아, 디앵 고원] 지옥의 유황내음
2010/08/12 - [전통혼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는 이렇게 결혼합니다!



박완서님의 여행 에세이
<모독>의 일부가 같이 실려있는 책입니다.




그때 당시 썼던..서평..


얼마 전에 개통한 부산 지하철 3호선에서 1호선으로
그 복잡한 길을 헤메고 계시던 할머니.

함께 지하 6층까지, 다시 환승통로로 가면서
그분은 버스와 지하철의 복잡한 도로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시다가
사탕 몇 개를 가방을 뒤져 찾아내서 건내주셨고,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인사까지 해주셨다.

그 다음날인가는 좁은 지하철 안에서 뻥튀기를 강매하려는 장사치에게로 부터
구원해주신 할머니로부터 뻥튀기를….
 어린애들이 어떻게 그거 들고 가겠냐며 당신이 사신 뻥튀기 비닐포장을 풀며
장사치가 지나가자 손짓을 해 건네주신다.
그 답례로 가방에 든 귤을 드리자,
 웃으며 더 먹으라고 몇 장의 과자를 더 꺼내 건네주신다.

서울 지하철에선 없는 이런 정겨운 당황스럽도록 정겨움이 지방에는 확실히 남아있다.
그냥 지나가다 눈길만 스쳐도 배시시 웃는 아이들.
수줍게 고개숙이는 사람들 손에 든 먹거리를 나누는 사람들.

이미 도시화가 거의 다 진행된 국내에서도
그 정도는 지방마다 다르고,
정겨움도 다른데 국내외를 경험할 수 있다면
그 순간순간이 얼마나 또 절절하게 다가올까.

정겨운 곳을 짚어가는 1부에서 공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인 것은 이 땅에서 살아간다는 그 따스함일지도 모르겠다.

해외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는데도,
작가의 풍부한 여행경험은 직업과 시대의 절묘한 접점 덕일 것이다.

작가가 한시도 잊지 않는….
남루한 여행가방이 되어버린 몸이 염려스럽기도 하나,
그것이 전부인 작가는 오히려 걱정이 없다.
절대자 앞에서는 허세없이 온전히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자 앞에서 뿐일까. 작가는 자연 앞에서 또 한번 겸허해진다.

너무나 비참한 일상들이 여기 있는가 하면,
단지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장엄한 감동 속에 빠질 수 있는 위대한 순간들도 잔잔하게 기록하며
충실한 감정을 실어 놓는 작가의 글에 책은 쉽게 넘어간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펼치게 된다. 작가의 사색을 다시 집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저 여행기가 아닌 삶에 대한 기행산문집으로
인생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기 위해서

내 여행가방의 남루함을 직시하기 위해서.

덧붙임: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은 노작가는
가는 곳곳 그곳의 사람들과 땅에 깊이 머리숙여 인사하며,
 이국의 역사와 자연재해와 아픔을 함께 느낀다.
속속이 녹아든 글 속의 아스라함, 그것이 바로 연륜이 아닐까.



잃어버린 여행가방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완서
출판 : 실천문학사 2005.12.24
상세보기

오늘, 또 이 먼곳에서 마음에 담았던 분을 한분 떠나보냅니다.

아니..마음에 더 깊이 담습니다.


2010/08/30 - [문득 고개를 들어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생 64주년
2011/01/18 - [사람사는 세상] 고양이도 사는 세상
2010/09/18 - [베트남에서 만난 김대중] 하노이의 오성급 호텔, 대우에서


3줄 요약

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글과 향기를 남기고 가시는군요....

3. 적묘가 외국에 있을 때마다  가슴아프게 떠나시는 분들이 왜이리 많습니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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