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페루]검은 고양이와 고양이 공원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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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묘의 페루]검은 고양이와 고양이 공원에 대한 이야기

적묘 2013. 3. 16. 07:00

느른하게

딩굴딩굴

고양이라면

한가로운 오후
딩구르르르르르

너무도 당연한
정말로 한가한
그렇게 오후가
뜨거운 바닥에
철푸덕 철푸덕

근데...얜 어디 있는거냐!!!!

응?

바로 여기~~~

숏팬츠를 입은
두 세뇨리따 발치에~~~

이리 딩굴 저리 딩굴

다가가니...

내가 뭘...하고 정색하고 봅니다!!!

그냥...

바닥에 좀 드러누워 있음 안되나

그냥 그게 우연히
아가씨들이 있었을 뿐이라고

완전 정색 +_+

사실 배고픈거임...
기운 없어어..말걸지마~~~

배고파...
덥다고...

집도 없고
그냥 살아

가끔, 여기 공원에서
고양이들 밥 챙겨주는 분들한테 밥 얻어 먹고

오가는 여행자들이 한입씩 건네주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이 있으면
혹시나 먹을거라도 한입 주려나 싶어서

바스락 소리만 나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바스락 소리나면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공원 고양이들이
날씬해서 보기 좋고
날렵하다고 하지만

사실 버려진 고양이가
도시에서 먹고 살긴 힘든데다가

고양이를 키우다 귀찮아진 사람들이
공원에 자꾸 버리니까 음식은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살찐 고양이는 잘 없어요.

덥고 습하니까
피부병도 많고 털도 자꾸 빠지고

영역싸움이나 서열 전쟁도 가끔...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함께 살고 있죠

그러니 아무나 앞에서
철푸덕 딩구르르 애교 떠는 걸
불쌍하게 봐주셔야 해요.

이것도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니까요.

페루에서 유일한 고양이 공원인 케네디 공원은
예전에 이렇지 않았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단체를 만들어서
여기에서 이렇게 고양이를 돌봐주기 시작한 것이
겨우 2,3년 째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고양이를 버리지 말라는 운동도 하고
버려진 고양이는 관리도 해주고 밥도 먹이고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서류를 받고 분양도 보내고..

날이 더워지니까 여기저기 임신한 고양이도 많이 보이고
아기 고양이도 왔다갔다 하고..ㅠㅠ

고양이 수가 늘면
공원 고양이를 다 잡아내서
없애자는 반대파도 늘고....

그냥 고양이들도
다 먹고 살려는 건데 말이죠.

3줄 요약

1. 페루는 미국과 좋은 관계입니다. 케네디 공원도 미대통령 이름을 딴거죠.

2. 저도 최근에 알아본 건데, 애묘인 단체가 2,3년 정도 노력한 것이군요.

3. 페루 다른 곳과는 확연히 다른, 리마만의 고양이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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