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의 부겐빌레아가
어느새 무성해지고
다시 꽃을 피우면
또 한번의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겨우내 차가웠던 바닥을
맨발로 걸을 수 있게 되면
봄이 왔음을
방문을 열고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마냥 찬 바람이 들어오게 할 수 있다면
봄이 왔음을
방문을 열고
14살이 된 벽 스티커의 검은 고양이들을 하나씩 담을 수 있다면
봄이 왔음을
꽁꽁 묶어놓았던
노랑 꽃망울을 잔잔하게 꺼내놓다
팡팡 터트리면
봄이 왔음을
더이상 필 수 없을만치 활짝 열린 매화꽃이 탐스러우면
봄이 왔음을
초롱군이 괜시리 더 발랄해지면
봄이 왔음을
그렇게 선득하게 차던
방문턱에 앉아
간식을 조금씩 주다보면
생각만치 춥지 않아서
봄이 왔음을
살랑이는 꼬리 끝에
괜시리 옥상 정원으로 나가보고 싶어지면
진짜 봄이 왔음을 알게 된다
진짜 봄을 두눈에 담게 된다
계단 위의 고양이들을
검은 스티커 고양이들까지
찬찬히 바라보다 보면
이제 춥지 않으니
봄볕 즐기자고 나가자고 고양이들을 불러보다 보면
정말 이제 봄이구나
소파에서의 시간이 줄어들고
계단으로 뛰어 올라오고
정원으로 나가자 할 때
더 이상 아버지의 두꺼운 겨울 옷이
소파 위에 걸쳐있지 않고
그 위에 고양이가 없으면
진짜 봄이 왔구나
그래도 아직은 극세사 이불에 파묻혀 있는 걸 좋아하는
13살 노묘를 보다보면..
그래 봄이구나
아직은 여름은 아니구나
우리의 봄은
햇살 따뜻하고
바람 설레이고
극세사 이불이 포근한
그런 봄이구나~싶다.
2017/02/21 - [적묘의 고양이]좋구나 속도 없이 매화, 봄날 길고양이, 날이 좋아서, 지붕고양이
2017/02/16 - [적묘의 고양이]노묘 3종세트 냥모나이트 해제,봄 소식, 매화가 피었다오
2017/02/23 - [적묘의 고양이]13년 초지일관 까칠묘생, 하악고양이,깜찍양의 봄날
2017/01/20 - [적묘의 고양이]대한,겨울정원은 쉬어가는 시간, 노묘 3종세트
2016/06/10 - [적묘의 이탈리아]스펠로, 꽃의 도시, 아씨시에서 왕복 반나절여행, Spello
2016/05/04 - [적묘의 고양이]러블 봄날 초록 정원의 몽실양
2016/04/16 - [적묘의 고양이]봄날 위장군복 착장완료,카오스냥도 사료셔틀도 조심스럽다
2016/03/25 - [적묘의 고양이]11살 몽실양 봄날, 따뜻한 의자 위에서 발라당 깨꼬닥
2016/03/10 - [적묘의 고양이]문을 열면 봄이 와 있을거야
2016/03/03 - [적묘의 고양이]봄이 업그레이드 되어 직박구리 폴더 열립니다.
2013/11/15 - [적묘의 페루]봄날의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미라플로레스
2013/03/22 - [적묘의 전남]3월 꽃출사에는 매너필수,구례산수유꽃축제
2012/11/24 - [적묘의 봄]겨울에 봄을 기억하다
3줄 요약
1. 우리에겐 몇 번의 봄이 더 남았을까....노묘 3종세트에게 물어봅니다.
2. 남미 원산지인 부겐빌레아. 햇살 좋은 날 가득 핀답니다.
3. 검은 고양이들 벽스티커는 14살 전후. 초롱군은 있고 몽실양은 아직 없던 시절에 붙였어요.
'적묘의 일상 > 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묘의 고양이]택배에 대한 18살 노묘의 반응,고양이는 한다.철저한 수색 (0) | 2017.03.09 |
---|---|
[적묘의 고양이]미용실에 간 이유,샤넬과 까망이를 만나다. (0) | 2017.03.09 |
[적묘의 고양이]경칩,고양이가 꼭 해야할 일,월간 딩굴딩굴 (8) | 2017.03.06 |
[적묘의 고양이]12살 고양이의 파닥파닥,월간낚시는 새 장난감으로! (0) | 2017.03.03 |
[적묘의 고양이]길냥이와 캣맘, 친절한 동네와 도시 생태계에 대한 생각 (2) | 2017.03.02 |
[적묘의 고양이]노묘들의 사진을 포기한 이유, 카메라 내려놓기 (0) | 2017.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