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길냥이와 캣맘, 친절한 동네와 도시 생태계에 대한 생각

적묘 2017. 3. 2. 08:00





가끔 방문탁묘를 해주는 친구님네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


혹은 도서관 왔다갔다하는 동안

마주치는 고양이들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종종 간식이나 사료를 챙겨 다니거든요.

카메라는 보통 잘 안들고 다녀요.

책까지 들고 카메라 챙기기엔 무리


오랜만에 그냥 다 들고 가는 이런 날은 정말 없는 편이예요.







이 날은 아예 책, 사료, 카메라 가방 가득!!!


사료는 원래 주던 곳에도 부어주고


또 다른 고양이 두마리는 만나지 못해서

애매하구나 하고 그냥 지나가려는 찰나에










어엇!!!!


뭔가 시선이 느껴지는 기분에

돌아보니 익숙한 노랑둥이, 삼색이들~~~









정말 정면으로 눈이 딱


긴장은 하는데 도망은 가지 않음


이런 상황이 제일 좋아요.










이 동네 사람들이 

항상 마주치는 사람들이


협박하거나 쫒아내거나

학대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깨끗한 것을 보니

잘 먹고 잘 마시고

지낼만한 동네라는 것








무엇보다


여기에 고양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구나 싶었던 것이

박스에 가려진 저 곳에서

열기가 올라오더라구요.


실내에서 나오는 따뜻한 김이 ....


조쿠나!! 뜨시구나!!!







겨울이  끝나면 곧 우거질 장미나무 뒤에

고양이가 피어있습니다.








또 다른 아기 고양이도...








사료를 급하게 부어주고 나니


엄마 고양이가 긴장하면서도

다가옵니다.









그러니까..;;;



다른 캣맘께서 이미 밥을 열심히 주고 계신데


제가 모르고 그냥 지나가다가

고양이들이 있으니까 어라 밥줄까 했던거예요 ㅎㅎㅎ








그냥 지나갈 땐 보이지 않는 


이 수풀사이에 요렇게 멋지게 세팅을 완료해 놓으셨더라구요.








그냥 가지고 온 사료니까


슬쩍 좀 더 부어주고


길냥이들 밥 먹으라고 슬쩍 비켜서 줌 땡겨서 담아봅니다.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뒷걸음치면서 셔터를 누르는 것이


길가는 행인 1인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된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같이 살아가기


적당히 친절하기란 건 참 힘들지요.


그냥 한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도시 생태계를 인간 외의 생명들까지 확대하는 인식의 필요성


자동차 말고도 움직이는 다른 생명체들이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








비오는 날에도 


비맞지 말고 밥 잘 챙겨 먹을 수 있는 

그리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길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냥 함께 사는 도시 생태계를

볼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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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1. 어떤 나라, 어떤 동네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도시 생태계.


2. 친절한 무관심과 적당한 거리. 무조건적인 혐오만 없으면 살만한 세상!!!


3. 봄날, 따뜻해지면 느른하게 늘어져있는 길냥이들을 보고 싶네요.


 적묘 인스타  친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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