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배가 불러있던
리틀맘이던 삼색이가
배가 홀쪽해져서 돌아왔다
분명히 애기를 낳았다고 생각했는데
목덜미 양쪽의 상처를 보니
다시 발정이거나 아니면 영역싸움
길을 돌아다니며 스쳐보았던 아기냥들은
벌써 독립한 걸까
아니면 폭염+지진+태풍+가을장마 연속된 악재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까....
아니면 오랜만에 해가 있는 시간대에 만난 것 뿐일까
먼저 삼색 꼬맹이를 보자마자
기다리라고 말한 다음
뛰어 올라가서
캔을 챙기고 캣닙을 뜯는다
오랜만이니까
한 손으론 사료 부을 준비하면서
한 손으로 카메라 찰칵 찰칵
언제나 그러하듯
일을 시작한 후엔 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다.
캔부터 부어주고...
오랜만에 카메라를 베터리가 방전되도록
아이를 담아본다.
사진 찍는다고....;;;;
사료랑 캔 준다고
주차장 바닥이 이렇게 엉망이구나.;;;
태풍이 지나간 자리라 그렇다고
우겨본다.
삼색냥은 언제나 그러하듯
부비부비를 날리려고 하고
나는 언제나 그러하듯
피하려고 한다.
미안해 삼색냥
혹시나 모르지만
너에게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요소들을
우리집 노묘 3종 세트가 받아들이기엔
걔네가 좀 나이가 많아..;;
사진을 찍든 말든
괜찮다고
캔 하나 다 부어준게 어디냐며
이거 대체 몇 묘용인지 나도 모르겠다면서
많이 먹으라고 같이 쪼그리고 앉아있다.
바람이 차다...
폭염이 가시고 다시 폭풍 성장한
고운 캣닙의 짙은 향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눈 앞의 사람에겐
전혀 긴장을 하지도 않는 이 아이는
주차장 앞쪽의 움직임엔 민감하다
사람들의 기척에 화들짝 화들짝
바람이 더욱 차지고
낮이 짧아지고
밤이 더 길어지고
이미 퇴근해서 집에 올 즈음엔
어둑함이 가득해서
더듬더듬 그릇을 물로 헹구고
사료와 캔을 부어주고
새 물을 담아주는 요즘....
겨울이 걱정된다.
살아남자..너도...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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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태풍에 날아온 쓰레기들, 그리고 태풍에 날아가 버린 물그릇..ㅠㅠ
2. 무지무지 반갑다고 하는 고양이는 2마리, 머쓱한 애 3마리, 눈치보는애 많음!
3. 오늘은 저 많은 밥들은 누가 먹고 갈까요.... 많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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