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페루]고양이가 떠난 자리, 사흘간 오공이의 흔적들

적묘 2013. 3. 30. 10:28

바닥에 한 둘 굴러다니는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

옷과 수건에 한 둘 묻어있는
낯선 터럭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을 하고

문득 놀라게 되는 건
엇...뭔가 스쳐가는 기분이 들면

아 맞아..이젠 고양이가 우리집에 없지

아..그러고 보니 이 집엔 고양이가 없었는데

겨우 3일...그 3일로 고양이가 당연하게 느껴지다니


창가엔 고양이가
 앉아 있는 것이
 당연하고


이른 아침에 해가 뜨면
카메라를 손에 들고
거실로 나오는게 당연하고


옷을 고를 때
터럭이 잘 붙지 않고


고양이 발톱이
잘 걸리지 않는 옷을
고르지요


애정 표현에
싫어도

발톱을 팍 꺼내지 않는
고양이가 익숙하고~


뭘 사오든 간에
고양이 앞에 한번 들이대주고


슬쩍...


다가올 때까지
열심히 흔들고 흔들고~


모퉁이에
고양이가 있어야 할거 같고


밥그릇 옆에 서서
오공아 오공아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르고

고양이가 보고 싶어지는 그 공백이...

갑자기 확...커진다.


무사히 잘 입양가서

잘 살고 있다고 연방 들어도
그냥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것이
유럽에 가 있는 친구 마음일 것이고

사흘 동안 무진장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갑자기 집이 썰렁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휘몰아쳤던 사흘의 정신없던 기억들만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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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모두들 가고 난 뒤엔 밀린 일들로 정신없었는데, 코피까지 쫙..;; 

2. 대충 일들 처리하고 잠깐 사진 정리하다 보니, 집안이 횡~하네요!!!

3. 하루가 단순. 수업갔다가 서류일..보들보들한 고양이가 없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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