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코이카 일반 봉사단원들은
근무하는 학교와 함께 일정을 진행할 때도 있지만
여기 대학은....전혀..;;;;
제가 어떻게 맞출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고
교수도 학생도 오기 싫으면 안 오는 수준..;;
게다가 행사든 뭐든 제 시간에 하는 걸 못봤어요.
하다 못해 교수 식사 모임도 1시간 기다리는게 기본....
멀쩡히 매주 진행하고 있는 수업 중간에도
문을 두드리고 자기네 수업이 바꼈다고 들어오는
그런 아무렇지 않은 어이없음이 일상화 되는 곳에서
저의 마지막 근무 ...역시 제 의지대로 되지 않습니다.
원래 제 계획은
마지막 근무 주에 기말고사를 각각 보고
결과 발표하고
하루 종일 코이카 지정 건강검진하고
구입 못했던 제가 가지고 싶었던 것들과 선물을 구입해서
그 다음 날과 다음 날 2,3일에 걸쳐서 한국에 소포를 보내고
10월 1일까지 영수증을 제출하라는 사무실의 요구에 따를 생각이었죠.
그런데 청천벽력..;;
지금 학장이 바뀌니까 자기가 그만두기 전에 뭔가 행사를 하고 싶어하는건지
코워커가 전시회랑 발표회를 하라네요...
못한다고 어떻게 당장 금요일에 하냐고 시간없다고 하니까
뭐가 문제냐고 한국은 돈 많이 있잖냐 그딴 소리나 하고 있고
저도 돈 없어서 안가는 한국 식당에서 음식을 사와서 전시회를 하라지 않나...
그런 소리가 사실 제일 듣기 싫죠.
제일 비싼 건 나라고. 한국에서 내 월급이 얼만데 ...
그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여기서 내가 3년을 꾹 참고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한숨이 먼저 나오더라구요.
말이 학생들한테 준비하라는 거지
학생들에게 한국 물건이며 태극기가 어디있어요.
다 제꺼고
짐을 싸야하는 판에 싼 짐도 다시 풀고
대사관에 가서 아쉬운 소리 하면서 책이라도 좀 달라고 부탁하고
사무실에 한복 요청하려니 벌~~~써 다른 동네서 하는 한국주간 행사 때문에
그쪽으로 가 있다고 하고..
어차피 반나절 하는 행사인데 그거까지...
뭐 그래 좋다 이거야.
마지막이니까 우리 애들이랑 다 같이 얼굴이나 마지막으로 보자.
이전에 사진전 했던 사진도 다 꺼내고...
힘들게 들고 출근해서
기말고사 준비하고 있는데...
이 뭔..헛소리인지.
당장 목요일로 바꼈다고 하네요.
특별수업 형식의 한국어라서
다시 학생들에게 요청하고 변경된 시간에 올 수 있는지 ...
이 학교 학생이고 모두 같은 시간표가 아닌 이상
그냥 페이스북에 공지하고
기말고사 보면서 부탁하고...
제 일이 아니니까 저한테 안 와도 된다고 하는 코워커
그러나 그게 되냐구요.
일단 물건이 다 제꺼인데다가
제 학생들인데 제가 안오면 애들이 오겠어요?
이 대학 학생들도 아닌데?
아..진짜..
전시행정이 짜증나는 관행들은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 보여주기식은 최고인 듯..;;
노력에 비해서
성과가 적고
시간에 비해서 일회적인 만족감 외엔 없는 행사를
하면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건강검진하고 정신없이 수면내시경하고 기운도 없는데
늦은 밤 흰 새벽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추가 시험문제 확인하고
학생들 이름 확인
그리고 이제 수료증을 위한 리스트 준비
이런저런 것들을 준비하다 보니..
한국에 가고 싶네요.
피곤타..피곤해...
마무리할 시간에
마무리가 아니라 또 일하나 치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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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참 해주는거 없으면서 말도 안 이쁘게 하면 엎어버리고 싶어지는게 사람 마음.
2. 많이 뿌리고 적게 거두고, 한계도 많고 보람도 많고!!! 눈물도 나고.
3. 2014년 9월 마지막 활동을 남겨 놓고...밤에 쓰다...
♡마지막 날이니 추억남기고 오는 걸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데도 열받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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