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코이카 이야기/한국어 교육

[적묘의 한국어교육]코이카 단원생활은 일상 무한 반복

적묘 2015. 11. 6. 10:30

요즘 코이카에 대해서 문의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해서
글을 하나 적어 봅니다..

이쯤해서 2년도 정리할 겸?
말씀 드리자면,

일상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타국에서 살아가는 일상은
일상이고 생활이지
절대 다이나믹한 여행의 연속이 아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수업 준비 마무리 하고
급히 챙겨서 출근하고
수업하고 러시아워에 시달리면서 집에 돌아와
녹초가 되는 것.. 한국과 다르지 않은 일상입니다.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는
먼지 내음과 화장실 냄새
길가에 서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

뭉클뭉클 올라오는 더러운 공기에 매연들

그렇게 입을 틀어막고 출퇴근을 하는
매일의 일상이죠



1년차 정기 보고서 내고, 3차 내고 4차 내고
내용이 똑같아요.
수업 시간 변경이 간혹 있어서 수업 보강하기가 힘들다.
학생들이나 학교의 수업구조상 교실확보가 어렵다.
시작은 항상 모든 반이 50명을 다 채우지만
 그 학생들이 초급 1,2,3까지 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거죠.
언어란 것은 정말 시간을 필수로 하는 것인데,
그 시간과 한국어에 노출되는 시간 자체가 적으니까요.

그 사이에 한국 사람들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저에겐
스페인어 대화가 계속되다 보니, 물론..이건 일상 언어라서 항상 반복입니다.
그덕에... 제 스페인어가 조금, 아주 조금 자연스러워졌다는 것.

그리고 울컥울컥 한번씩 집에 가고 싶어진다는 것
그런거죠...

한달에 한번 일때도 있고
하루에 수십번 일때도 있고

일년 내내 한번도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고
다들 저마다 작은 티끌하나가 도화선이 되서
울컥 눈물이 나기도 하고 괜히 서럽기도 하고
그런 걸

스페인어로 말하지 못하니 더 갑갑하기도 하고...
그런 느낌들..



그런 마음에 빠져서
느슨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랍니다.

봉사활동이란 것은 그야말로 봉사단원의 의지니까요.

매일 매일 버스타고
출근 잘하고 있다는..
인증샷 버스표  찍고
버렸습니다..;;

이만큼씩 항상 쌓이니까
버스표는 모으다가 버리고 모으다가 버리고
무한 반복입니다.

그래도 가방마다 옷마다 한두개씩 꼭 남아 있더라구요.
그만큼 빠지지 않고 제가 계획한 수업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라는 증거랄까요.




그러나 문법적으로는 어학원이나 과외를 안다니다 보니
게다가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는 사람인지라
스페인어는 자연스럽게 느는 것 외에는 늘지 않습니다.

페루에서 저에게 한국어 공부를 배우는 학생들은
과연 어떨까요


초급 1에서
한국어 읽기로 있는대로 진을 빼고 나야
그제서야 이제
동사 시제 변화들어가고
수업 시간에 한국말을 섞어가면서 진행하고

그러면서 또
이야기들도 쓸 수 있게 됩니다.


이야기들은... 대부분 과거형이니까요.

안녕하세요를
아니용하시여 정도로 발음하던 학생들이
한국어 문장을 완성형으로 말할 수 있고
 이상한 외국인 액센트가 줄어들고

 그런 것 하나하나에

보람을 느끼지 않으면
지난 2년 1달은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지금 2년하고 1달 7일

저는 페루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이렇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루하고 우울하고 외로울수도 있는 그런 일상들이
무겁지 않게 즐거울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랍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에 가거나
출근 하지 않는 주말이 아니면
어디 갈 엄두도 못내고 쉬어야 하는
일상적인 생활의 반복

그것도 인터넷 속도가 참 느린
일상의 반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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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코이카단원 생활은 국가마다 지역마다 개인 성향마다 많이 다르답니다.

2. 요리나 술, 춤이나 음악..취미를 가지거나 저처럼 사진과 글을 +_+


3. 질문의 경우 코이카 공식 홈페이지로 가시길!!!


 2년이나 지난 글이지만...그래도 참고하시라고 다시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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