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가 가장 더워지는 것은
2월입니다.
한국에서 챙겨온 얇은 천으로 된
가슬가슬한 옷들,
그리고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부채
냉동실에 얼려 놓은 커피
그런 모든 것을 뛰어넘는 현명함을
보았습니다!!!!
미라플로레스 시청 바로 옆
미라플로레스 성당 사이에
고양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 중 하나인데
워낙에 많은 고양이들을
사람들이 버리고 가는 곳이라서
고양이 유기하지 말라고 적혀있는
고양이 공원의 현실
그리고 그 바로 옆
노랑둥이 고양이의 현명한 여름나기 현장!
털코트를 홀라당 벗을 순 없으니까요
이렇게 바람이 솔솔 통하는 자리에
떡하니!!!!
옆에서 왔다갔다
앞발 뒷발 쭈욱 펴고
카메라를 들이대도
앞발 꼼지락 꼼지락 제외하면
움직임을 최소화한다는 것도
노랑둥이의 현명함이죠
글적글적 만져주는 손은 좋아~
그것도 눈을 지긋이 감고
노랑둥이 고양이...
고양이 입가의 여드름
벙벙하게 부어있는 얼굴
콧등의 곰팡이
귀끝의 저 거뭇한 것들까지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길냥이는
어디서나 힘들지요
따뜻한 손길에도
외로움이 가득한 날들
그래서 더 아쉬운 따스한 손길
그래도 미련없이
주는 만큼만 받을게요.
언제 올지 모르는 그대를 기다리는 것보다
내게 주어진 이곳에서
바람이 살랑거리는
그늘에 드러누워
무심함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삶의 방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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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건조기후의 리마는 바람만 불면 시원했는데, 요즘은 습도가 좀 있어서 힘들어요~
2. 그래도 살아갑니다. 살아있으니까요~ 저마다 이겨낼 수 있는 삶의 무게와 함께
3. 더위 속에 녹아내리면서도 버티고 있는 노랑둥이 고양이의 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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