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눈을 뜨는 두근거림이
매일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짐을 꾸리고
다시 또 숙소를 찾는 것과
또 모르는 타인을 만나는 것의 연속이고
그 모르는 사람들에 신경을 써야하는 압박이 점점 커질때
친구들이 그립다.
여행 중에 만난 친구들이 그래서
선택이 아니라 우연이면서 또 인연이고
그냥 접으면 그만이지만
다시 펼치고 싶은 여행 중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묻는다고 해서
모두 지인이 되고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은 중에
긴 여행의 마지막날
이스탄불에서 하나하나 이름을 생각해본다.
아르헨티나에서 길고도 짧은 시간을 함께 했던 주리, 현진언니
바릴로체에서 나를 정말 놀라게 했던 현주, 진아
페루 내의 실질적인 마지막 여행지였던 와라스에서 nico
이까에서 우연히 만나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까지 다시 봤던 황이, 윤우
볼리비아 코파카바나에서 진한 부산 사투리로 말을 걸어왔던 윤창
갈라파고스에서 자유로운 한가한 평화를 함께 했던 지혜, 광희
멕시코 시티의 내 연인 수진이, 너무나 든든했던 울 비비안나언니
플라야 델 까르멘에서 같이 거북이랑 놀았던 시간
고마워요 엘리언니
쿠바 아바나에서 드디어 만난!!
한국인들 재희,윤호, 재우오빠
아바나에서 마드리드까지 동행했던 동영
마드리드에서 말라가까지 동명이인 어린 혜린,
마드리드 대성당까지 하루를 같이 걸었던 정임
톨레오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 일거라 생각했던 현오
그라나다에서 다시 만났었고
론다의 급결성 자매 연맹 유리, 민애, 혜정
지쳐 들어간 벨라리스보아에서
짧고 빡세게 리스본은 같이 걸어준 재윤, 동기 오빠
말라가에서도 함꼐 했던 진아
포르토 지연, 진아, 라영언니
사하라 사막에서 같이 보름달을 바라봤던 미영언니 순정언니
쉐프샤우엔에서 푸른 골목을 같이 담았던 주희
바르셀로나의 지연,
정말 즐겁게 잘 쉬고 잘 놀았던 한 주 해수오빠 부부
로마의 휴일을 같이 보냈던 미숙, 민희, 혜영씨
피렌체 두오모의 미나,
베네치아에서까지 세번을 만났으니 진짜 운명인가!
그냥 짧게 지나갔던 아쉬운 만남들도 있고
보자마자 자기 소개는 완전 생략하고서는
왜 나와 있냐며 타박+나이와 직업 호구 조사부터 들어가는
기분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들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은 곳을 다니다보니
한번씩 만나는 한국인들이 정말 반가웠던 시간들이
이제 끝나간다.
46키로로 시작한 여행가방 두개는
멕시코와 스페인을 지나가면서
이제 한 여름 터키로 들어오면서
15키로 여행가방 하나로 줄었고
하나하나 낡아 구멍 나서 버린 속옷, 양말, 가방,셔츠...
또 언제 내가 이렇게
수명이 다하도록 아쉬워하면서 물건을 사용하고
눈물겹게 반가워서 모르는 이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어 볼까
그런 시간들이 이제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경력 공백과 심난한 한국의 뉴스들을 잠깐 접어두고
보고 싶은 그리운 이들에게
상황이 허락한다면
다시 한번쯤믄 만나고픈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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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드디어 2015년 7월 7일,저녁은 한국에서!!! 집으로 갑니다.
2. 이스탄불에서 마지막 짐을 싸면서 하나씩 떠올리는 이름들, 인연들~
3. 많은 걸 포기하고 다른 많은 것들을 얻는 시간이 끝나갑니다.
♡ 길바닥에서는... 호구 조사를 뺀 대화는 언제든 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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