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발걸음/유럽-이탈리아

[적묘의 여행단상]로마에서 잃어버린 신발

적묘 2015. 6. 2. 08:00




함께 걸어왔던 신발을 잃어버렸다.


사실 어디서 흘렸는지

혹은 어디서 잊었는지

그새 어디서 떠났는지

그저 그렇게 지나간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듯

물건도 만나고 헤어진다





남미를 같이 걸었고

로마를 함께 걸었다


나폴리 전망도 함께

폼페이 유적도 함께





빗속을 추적거리다가

햇볕에 눈부시다가


망가진 신발의 끈을 다시 다잡듯

지친 다리를 다시 쉬어가듯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고

잠을 자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들이

여행에서는 하나하나 소중하다


나는 다시 이곳에 이 시간에 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그러니 잃어버린 것은 잃어버리는 대로





내게 남아있는 이들이

내게 남아있는 것들이

내가 다시 만나게 될 이들과

내가 다시 마주치게 될 세상을


그냥 무심히 기다려보자


하나 잃고 울고

하나 얻고 웃고


그러다 보면 그냥 흘러가는 것이고

하나하나 남는 것이 된다


잃은 것만큼

얻는 것이 크다


그대가 내게 그렇듯이

내가 그대에게 그랬으면 좋겠다.


잃더라도 잊혀지는 존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심히 흘러가도 기억한다

한송이 꽃도

한줄기 바람도

한마디 말도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무심히 담담히

그래서 더 깊이 추억할 수 있길



잃어버렸지만

나는 잊진 않았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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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잃어버려도 잊진 않을게요

2. 사람도 물건도 떠날 때가 되면 떠나겠지요. 만날 때가 되면 만나듯이


3. 조금씩 버리면서 혹은 잃어가면서 걸어가는 것!


 많이 걸었으니 조금은 쉬어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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