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단상

[적묘의 단상]페루,창까이chancay의 노을, 차갑거나 뜨겁거나

적묘 2013. 12. 14. 13:00



생각지도 않게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어떤 한 장면을 담고
사진을 들여다 보며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된다.

생활이란 어차피 반복적인 습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워낙에 무던하고 성실함을 바탕으로
크게 굴곡 없이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라고 하기엔 좀 평범하진 않지만)

너무도 당연하게
어떤 일들은 하지 않을 일들이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며,
내 삶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라는
확실하진 않은 확신들이 있기 마련...




감정의 바다에 풍덩 빠지거나
소용돌이에 휩쓸리거나
그런 소요 속에 버둥거리기 보다는

거리를 두고
저 깊이를 생각하고
저 반짝거리는 표면을 담는 것이


태양을 무던히 바라보며
눈이 아리도록
빛의 궤적을 따라가는 것은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아도
태양에까지 다가가지 않을
비겁함을 신중함인 양 감추고

그렇게 관조적인양
카메라 뒤에 숨어
스스로의 숨쉬는 순간 조차
어리석은 감정인양 비웃을 수 있는 것이
위선일지도 모르지만



물은 차게 파도 치고
바람 선듯 물결 치고
문득 해가 지는 순간
그리 살짝 감춰 둔다



드러내 놓고 상처입긴 싫은
찰랑거리는 얕은 접시같은
그런 깊이 없는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감추기 위해선
작은 빛이라도 필요하니

그렇게 빛을 담아본다



뜨겁게 혹은 차갑게



눈부시게 혹은 어둡게


차갑게 혹은 미치도록
뜨겁게 혹은 외롭도록
괴롭게 혹은 잔인토록

낯선 땅의 낯선 하늘 아래
낯선 이들 속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전부를 내어줄 순 없지만
일부를 포기하며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어느 순간 저 너머에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으니
아무것도 되지 않으니
무엇도 그 무엇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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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관찰대상이 관찰자일 때, 차갑게 냉정을 유지하기란 어렵지요.

2. 그래 자아성찰, 자기 반성이란 어렵기 마련이지만,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

3. 뜨겁게, 창까이의 노을은 유난히 치열하게 선연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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