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이 차갑다
11월인데 이토록 추운 것을
세상탓으로 돌려보자
우주의 기운을 받아도
추운 것은 추운 것이다.
집 안으로 들여다 놓은
엔젤 트럼펫도
있는대로 만개하고
자연의 순리를 따라
순순히 질 것이다.
아무리 화려하게 꽃이 피어도
져야 할 때는 지는 법
아무리 높이 올라와도
내려갈 때는 오는 법
마지막 꽃이 피고
마지막 잎이 떨어질 때
그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아직 내 힘으로 내려올 수 있는 지금
한발자국
조심히
훌쩍 새처럼 날아 내려가던 때도
다그닥 말달리듯 요란하게 내려가던 때도
다 옛 이야기
몸을 낮추고
한발 한발
조심스레 내려가야 할 것
발 아래를 자세히 볼 것
마지막 한 칸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 것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랴
만년을 푸른 잎도 없고
천년을 가는 권세가 있었던가
백년을 가는 꽃이 어디 있으랴
순간이어서 아름답고
그 순간을 영원으로 삼고 싶을 만큼
빛나기에 소중하다
그래서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이 차가운 계단 아래 웅크리고 앉아
한걸음씩 걸어내려오는 발걸음을 보는 시간이
소중하다
그걸 그 누군가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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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누군가를 기억할 때 좋은 추억이란 건 참 고마운 일
2. 그대도 나도 똑같이 추워할 줄 아는.. 꽃도, 동물도, 사람도..하물며 사람도!!!
3. 항상 기도하게 됩니다. 온 우주가 도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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