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천년을 그랬듯이 그렇게 하늘을 파랗고
아직 채 허물어지지 않은 오랜 유적은 그 자리를 지킨다
매년 다시 피는 부겐빌레아가 가득 꽃망울을 터뜨리고
여행자들은 발걸음을 옮긴다
하루하루를 급하게 스쳐가는 이들도 있고
몇주의 휴가를 이곳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있고
몇달이 넘도록 생활을 즐기는 이들도 있고
평생을 이곳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하루는 짧고 3일은 조금 길게 느껴지는
안탈랴 역사 지구에서의 날들
눈을 사로 잡는 것은
절로 시선을 낮추게 하는 것은
오랜 거리의 어린 고양이
어느 기념품 가게의
작은 고양이
눈꼽도 코딱지도
제대로 떼지도 못하는
아직 몸단장도 어설픈
쪼끄만 꼬맹이가 발걸음을 옮긴다
문턱 앞에 주저앉았다
다시 일어나본다
웃샤~
문턱을 넘는 것은
삶의 한 계단을 지나갈 수 있다는 것
문 안의 삶도 문 밖의 삶도
문턱의 삶이라도
살아있다는 것은
관조의 대상이어도 좋고
관조의 주체여도 좋다
귀를 쫑긋 세우고
세상을 듣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세상을 본다
나는 그대를 보고
그대는 나를 본다
서로의 지우고 싶은 것들과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머리 속에 가슴 속에 담아본다
헤아려본다
우리가 언제
서로에게 완전히 무관심해지는 순간
도를 깨우치게 되던가
삶의 줄을 놓게 되리라
눈을 들면
세상의 수많은 것들이 쏟아진다
눈을 감으면
내 속의 것들이 쏟아진다
혹은 잠이 쏟아질 수도 있는 것이어라
편하지 않은
딱딱한 돌바닥
그렇게 시작해도 좋고
그렇게 끝나도 좋다
나의 편함을 위해
그대를 희생제물로 바치지 않길
내 목적을 위해
그대를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길
내 삶만큼, 그대의 삶에도
충분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깊이를
내 안에 키울 수 있게 되길...
인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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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이스탄불-카파도키아-콘야-안탈랴-올림푸스-카쉬-페티예-파묵칼레-셀축-이스탄불
2. 우리 부디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요. 몸도 마음도 아프지 말구요.
3. 터키의 기념품 가게 구경도 재미있어요! 근데 여긴 비싸니까 이스탄불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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