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갈라파고스]섬 고양이들은 어쩔 수 없이 서글프다

적묘 2015. 1. 28. 21:30




물개와 이구아나가 가득한 섬에서


색다른 동물들에게 빠져 있는 동안에도


역시나 가장 반가운 것은 고양이, 강아지들


그리고, 무엇보다 서글픈 것은 섬 고양이라는 것....







사람들이 들어오기 이전의 섬


갈라파고스 군도에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염소도 없었다지


사람들이 들어오면

모든 것이 바뀐다지







낯선 이들에게 낯설지 않게

곁을 허락해주라고


이렇게 친절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갈라파고스 자생종 생물들에게나 보여주는

인간들의 약속





부리가 다르다는 것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찰스다윈의 이름만으로도


격이 높아지는


갈라파고스에서






바닷가의 새

게들도, 조개들도





하다 못해


온갖 넘쳐나는 거대한 펠리컨들도







그저 한가한 물개들도







갈매기와 


어시장 생선 대가리를 두고 싸우는

이 물개들마저도...






모두 보호 대상이지만



외래종인 고양이들은....








그저 거기에 있는 것으로

부드럽고 따사로운


이 가증스러운 잉여적인 동물들은







개체수가 늘어나


자연생태계라고 인간이 규정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판단되면


인공적인 개체 조절에 들어갈 것이다.







어떤 생명이


다른 한 생명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저 하나의 존재이든간에





하루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생각의 대상이 되고

고민의 거리가 되어야 할 것인데







그저 한가로운 동네에서

살아가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닌 


본토에서 천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이 섬으로


옮겨 오고 태어나고 살아가고


그런 모든 것들이

그들의 선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간적 한계가 있는

섬 고양이란...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서글퍼진다







우선 순위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이미 확정된 생명이기 때문에....



한가로운 섬마을의 고양이들도

그래서 괜시히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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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갈라파고스 군도의 고양이들도 어느 정도 개체 조절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2. 어느 섬이나 비슷한 문제, 갈라파고스도 마찬가지. 잘 해결하기란 참 어렵지요


3. 개와 고양이들은 남미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요 ^^

♡ 한정된 인공적인 공간에서의 개체수 조절에 대한 고민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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