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전남]순천 선암사,무지개 돌다리 승선교,겨울 소원빌기

한해가 저물고

또 한해를 시작한다

어떤 종교든

가장 근본은 인간의 두려움

내일을 모른다는 것

그리고 사실, 오늘의 지금도

자기 자신의 마음조차도 모르니

더 두려워지는 것

그렇다고 안다고 해서 또 두려움이 없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보다는

변하지 않을 진리를 추구한다

사실과 진실과 진리의

그 미묘한 차이들

그 중 하나

불교

조계종의 순천 선암사

입장료 4000원

한겨울에도 꽃은 핀다

한겨울에도 사람은 살아간다

한겨울에도 호젓하니 선암사는 그곳에 있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다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아치교

 1698년 호암대사가 건립했다지

자연암반 위에 축조한 다리를

2004년 완전 해체해 새로 놓은 것도

그대로 승선교라 말할 수 있을까

무엇이 진실이고

진짜, 사실

그리고 무엇이 진리일까

다리를 놓은 이의 마음이 

지금 소원을 품고 이곳을 지나가는 이들일까

고대 그리스의 거대한 대리석 유적이나

로마의 석주보다

소담한 자연에 폭 담긴

아름다운 소박함이 가깝다

화려하게 채색하지 않은

나무빛깔이 정겹다

귀여운 용이...

사악한 드래곤과는 다른

신비스러운 동물이

또 다른 소원을 들어줄지도 모른다

아무렇지도 않게

고운 문을 지나간다

종소리만 귓가에 스쳐도

불성을 이룰 수 있다는

불교의 큰 배포도 좋아라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보다

함께 바라 보는 것이 더 좋다는

선암사의 대웅전을 가운데 둔 조형미도

빛 바래가는 문짝의 그림도

하나하나 나뭇결도

가까이 가서 볼 수록

또 매력적인 세월의 색이다

하나하나 세공했던 

목수의 기술과 예술, 종교 정신

그 무엇이든

보기만해도 좋다

촌스러울 수 있는

탱화도 좋은 것

천장화 하나하나 

기둥 하나하나

그림 하나하나에

진리를 추구한 누군가의 진실이 담겨 있겠지

겨울 하늘도 푸르고

햇살도 살갑다

곧 봄이 오리라

가장 유명한 화장실 중 하나

남녀 화장실이 분리된 형태로

나눠진 전통 화장실 중에서

가장 큰 축에 속하는 화장실까지...

없는 것 없이 다 갖춘

있는 것은 다 있는

아기자기한 사람들의 공간을 걸어본다.

신의 이름이 무엇이든 어떠하랴

붓다는 신도 아닌 것을

살아가는 것이 진리이고

죽어가는 것이 진리이다

수많은 돌맹이에

수많은 소원이 숨어 있고

수많은 진리가 담겨 있다

2016년, 또 한번의 소원을 빌어본다.

신의 이름이 아니라도

상관없으니

작은 돌맹이 하나에

딱 그만큼의 무게의 진실을 담아본다.

부디,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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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사실, 진실, 진리의 그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는 접어 놓아도 좋은 시간

2. 작은 돌맹이 하나에도 담을 수 있는 진심, 그대 행복하세요.

3. 봄여름가을겨울, 언제가도 좋은 선암사에서....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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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글입니다.♡

알쓸신잡에 나오는거 보니 반갑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