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단상

[적묘의 단상]방울방울 비눗방울에 담다

적묘 2014. 1. 11. 09:28


처음 커피를 마셨던 순간
처음 술 한잔이 달게 느껴졌던 순간
처음 누군가의 어깨가 쓸쓸하게 보였던 순간

처음 소복히 쌓인 눈 위로 함박 꽃송이가
하늘하늘 떨어지는 걸 가득 눈 안에 담았던 순간

처음 기차를 탔을 때,
그 커다란 철마의 바퀴가 움직이던 진동을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
육중한 기체가 공중으로 올라가는 울렁거림들도

처음 귀국 비행기 안에서 우리 나라,
우리 땅을 바라 보았을 때 울컥했던 뜨거움도


하나하나 방울진다


그런 순간들의 느낌들이
오롯이 내 안에 살아있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툭하고 들어오는 작은 감탄들을 스쳐지나간다면
여행에서 터지는 커다간 감탄들은 좀더 신경써서 잡아가야 한다.

그리고 여행에서 또 다른 여행으로 옮겨가는 것이 일상이 되면
다른 하늘, 다른 사람, 다른 땅에서
만나는 커피 한 잔의 시간이 감동이, 감사가 된다.



어느 누구도 돌아갈 시간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살아갈 시간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사랑한 시간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왕복 티켓을 쥐고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꽃은 피고 진다
사람도 마찬가지
인생도 마찬가지

떨어진 꽃잎을 슬퍼하기 보다 기억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
평범치 않은 삶의 방식들

짧은 순간의 다름을 즐기며



잠깐

모든 것을 멈추고

비눗방울을 불어본다.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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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주어진 티켓은 One Way Ticket, 이왕이면 완행으로...천천히 천천히

2. 날려보내기 그리고 톡 터트리기, 내 것일 필요가 없는 당신들을 보낸다.

3. 혹시, 마지막으로 비눗방울을 불었던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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