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세계에 있다보면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저처럼 국가에서 파견하는 봉사단체에 소속된
타국 봉사단원들을
만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지요.
여행지에서 만났었던
유럽이나 미국 봉사단원들은
한번씩 있어서 대화도 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에 페루 코이카 사무실에서
처음으로 자이카 단원들과의 활동을 마련했답니다.
한국-페루 모자보건센터로
꼬마스라는 리마에서도 꽤 외곽에 위치한 병원입니다.
저도 2년 반 동안 페루에 살면서
꼬마스에 간 것은 단 두번이니까요.
정말 먼 곳이랍니다.
최근에 다시 개축해서
한국 코이카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병원이지요.
저도 처음 가본 곳이랍니다.
병원 대기실..
아, 종합병원은 아니고
일종의 보건소인데
아직 유아발달상황에 따른 기본적인 교육이 없는 페루인지라
유아 사망율이 높은 편입니다.
세계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인
모자 보건이 필수인 국가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라서
의문도 표현할 필요도 없던 것들이
그냥 하나하나 다 일상 속에서 없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되는 것이 제 3세계지요.
백신, 성장발달사항에 따른 음식, 영양섭취
기본 생활 청결, 그리고 요즘은 뎅기열도 문제였고....
특히 의료분야는
여러가지 캠페인도 하고 있답니다.
단원들의 이름이 자랑스럽네요!
병원 바로 바깥쪽...
바닥을 보시면 포장된 길이 거의 없습니다.
저 먼지를 그대로 끌고 집안에 들어가고
음식을 먹고 아이를 안고....
물을 일부러 주지 않는 이상
저 삭막한 땅에는
어떤 나무도 자라지 않습니다.
담 안에 물을 준 곳만 녹색..
이것이 사막 건조기후인 리마의 일상적인 모습인 것이지요.
자이카와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파견된 단원들과의 인사도 처음이었고
이런 활동 자체를 처음 해 봐서
상당히 흥미있었어요.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분야의 활동들을
서로 소개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짧게 한국어와 일본어 인사말도 가르쳐주고
대부분의 대화는 스페인어로 이루어졌지만
역시 가깝고도 먼 나라여서
서로 아는 곳과 가본 곳들에 대한 이야기들
오사카에서 온 친구는 서울을 다녀왔었고
오키나와에서 온 친구는 지금 쿠스코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어서
또 대화할 내용들이 많았답니다.
수업시 문제점들이나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등등
20년 전에 배운 일본어를 어버버버 하고 인사말만 해도
잘한다고 칭찬해주더군요 하하..;;
그 이후에 급 일본어로 대화하지 말라고!!!!
난 한국어 사용자얏!!!
그리고 활동은
병원 옆 먼지가 폴폴 날리는 동네 공원 쓰레기 줍기
깨끗해 보인다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주워도 주워도 끝이 없는데다가
무엇보다 ....저 먼지..ㅠㅠ
눈과 입 안에 가득.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출근하다가
또 아침일찍 이쪽으로 모임 참석차 왔더니
이런 먼지의 공격에 열이 살짝 오르는 알러지 증세가 시작되더군요.
개인적으론 이런 단순 환경미화 활동들은
현지인들과 함께 진행해야 스스로 환경을 생각하고
반복되는 쓰레기 투기와 일상적인 행동습관이 변화하는 학습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렇게 하기엔 아직, 처음 모임이어서
그런 프로그램들을 짜기엔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제가 정말 페루에서 사진 찍으란 말 들으면 좀 그런게..;;
몽골에서도 그랬지만.. 카메라에 치명적입니다!
렌즈를 갈아끼워야하는데 저 먼지들은 어떻게 한답니까?
카메라 점검할 좋은 기술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리 비용을 대주는 것도 아니고
일은 일대로 해야하고, 사진은 사진대로,
행사 끝난 다음에도 사진 마무리 해야하고..;;;
이 날도 사무실에 도착하니
말 안해도 사진 찍어야하는거 알죠?
그렇게 결정.. 사실 그렇게 하면 제가 다른 일 안해버리면 모르는데
사진만 딱 찍고 말 순 없는지라..;;
활동시간들에서는
짧은 한국어 인사말 수업 진행하고
모래먼지 속에 쓰레기 줍고
그때마다 불쌍한 제 카메라는..;;;;
에혀... 속에 또 커다란 얼룩이 생긴 듯..;;
더운 먼지 속에 카메라 가방 들고 다니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 다 행사 끝나고 다른 단원들은 집으로 돌아 가는데
저는 사무실 들려서 사진 다 주고 늦은 저녁에 ....
이런 게 매번 반복되니까.. 정작 내 활동은 없는거 같고,
제 활동사진도 안남고 나 찍어주는 사람도 없는데
이거 사무실에 증거사진이나 만들어 주고 있으니 갑갑하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결국 이날도 날이 깜깜해져서 돌아왔네요.
다들 공원에 쓰레기가 그렇게 많이 쌓인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뜨거운 태양과 매서운 바람에 지치기도 하고
금방 금방 가득 찬 쓰레기 봉지들을 마무리하고
다음 번 모임과 개인적인 만남들을 약속하면서
인사를 나누었답니다.
서로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제 3세계에서
서로의 역할들에 고민하면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 참 좋았고
혹시 다음에 무슨 행사를 하게 되면
특히 의료분야나 환경개선의 경우는 정말 도움이 될거 같더라구요.
서로 좋은 관계를 쭉..가져갈 수 있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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