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녀온지 1년도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글도 사진도 가득 가득
사진폴더와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뿌노는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관문이자
잉카의 창시자인 망꼬 까빡이 강림했다는 전설의 호수
티티카카=띠띠까까가 있는 곳이고
페루의 남부, 안데스 산맥의 거의 중앙에 있는
높이 약 3,850m의 고산도시입니다.
천신(망꼬 까빡)이 강림한 땅으로 잉카에서는 거룩한 땅이었지만
스페인에 점령된 후에 인디오들은 모두 흩어졌지만
현재, 인디오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입니다.
1668년에 스페인 점령군이 설립한 도시로
역시 가운데는 광장
정면에는 성당, 측면에는 뿌노 시청이 있습니다.
아르마스 광장 정면의 성당은
보통 까떼드랄이라고 하며
대성당이나 주교좌 성당을 지칭합니다.
사이사이 다른 골목에 많은 다른 성당들이 있고
이글레시아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 작은 성당들은 빠로끼아라고 하지요.
특별히 여가거리가 없는 사람들은
항상 센뜨로에 앉아있는 듯합니다.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고
그 사람들에게 소소한 물건을 파는 이들도 있고
지친 걸음을 쉬어가는 이들도 있고....
리마의 센뜨로와 달리
비가 세차게 내리기도 하는 뿌노의 우기는
먹구름과 빗방울이 오갑니다.
뿌노 대성당에 대한 정보
르네상스 양식에 남미 스타일이 결합된
디테일은 떨어지지만 나름의 느낌이 살아있는
뿌노 대성당의 정면 제단
계속해서 개보수를 하고 있어서
부분 부분 색이 다릅니다.
제단 앞으로 나가서
뒤쪽을 바라보면
뒤쪽 정면 2층에 파이프 오르간이 있네요.
뒤쪽으로 천천히 걸어봅니다.
빛이 들어오는 저 편
아르마스 광장을 바라보며
가난한 이들은 여기에서 장사도 하고
구걸도 하고...
성당 앞에서의 일상적인 모습들
길게 머리를 땋아 늘어뜨리고
햇살을 막는 챙있는 모자와
추위를 막는 겹치마를 입고
화려한 잉카 무늬 보자기엔 또 무엇이 담겨 있을까요
낯설면서도
낯익은 거리에서
가난하고 보호받아야 할 이들의 편일 수 있을까
그저 흐름에서 조금 천천히 가고 있는
물물교환과 자급자족에서 그닥 달라지지 않은 이들의 삶을
무조건 게으르고 무지몽매하다고 다그치고 있는 건 아닐까
17세기의 식민지 침탈자들과
21세기 신자유주의 경제침략자들이 다른 건 뭘까...
결국 교육도 상품으로 비싸게 파는 서비스업이 되고 있는 것을
제가 그 삶을 살아 가고 있는데
17세기와 21세기가 오가는 곳에서
겨울과 여름이 하루에 오가는 뿌노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담고 있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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