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만에 찾아간 반가운이의 집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덩그라니 놓여진..
빌라 한두 채를 빼고는 모두...
쓰나미가 지나간 듯..
폭격을 맞은 듯
깜짝 놀라 잘 못 온 건가 싶을 만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둘레둘레 보다 보니..
초연한 철거묘 한마리와 눈을 마주친다
어차피...
처음부터 내 집이 아니었으니
그나마 이제야..
마음 편히 들어갈 수 있게 되었는 걸
문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도
사람들이 소리 지르지 않아
여유있게 앉아 있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이 거리는
잠시 나에게 시간을 허락해준거야
인간들의 행복한 시간 속에
길냥이는 필요요소가 아니잖아
인간이 들어오기 전
혹은 인간이 나간 후..
그때만이 오로지 고양이들이 마음 놓고 있을 수 있는 시간
사실..나도 몰라..
이 거대한 폐가옥 더미가 어디론가 치워지고
또다시 공사가 시작되면
난 또 어디론가 몸을 피해야겠지
괜찮아..
처음부터
그게 한국에서 길냥이로 태어난 나의 운명이니까
괜찮아..
지금은 이렇게 볕바라기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까
괜찮아..
이만큼의 거리가 있으니까
아직은 새 건물이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언젠가 너무도 사랑스럽게
행복하게 살았던 모든 것들도 버림받아.
수명이 끝나..
그것이 인간세계의 법칙이잖아
모든 것은 변화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 뿐이고
그 속에 추억이라도 남아있으면
행복한 것이겠지...
나도 그 추억 속의 하나가 되었으니 괜찮아..
길냥이의 살아가는 방식이니까...
길냥이와 길냥이 아닌 고양이들의 생활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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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서울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군요.
2. 마음도 몸도 갈 곳 없어지는 서민들과 길냥이들
3. 추억만으로 먹고 살기엔 신자유주의는 잔인하지요
적묘의 포스팅 파워는 다음뷰손가락 추천과 비례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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