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발걸음/쿠바-아바나

[적묘의 쿠바]담장을 사이에 둔 작은 고양이와 큰 강아지의 어느 오후

적묘 2015. 7. 24. 09:38



어디서나 느끼지만


한국은 정말 동물들에게 야박한 나라인걸까

왜 한국에선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었던

흔한 짐승들이

진짜 흔하게 다가왔던걸까



여행 사진을 뒤적이다 보면


고양이든 개든 하다 못해 새들마저도

느긋하게 다가오는 나라들을 걸었구나 싶다.






아직 뜨거운 해가 시작되지 않았던 쿠바


아바나의 3월 날씨는 겨우 31도..;;


그들의 기준으론 봄날. 

아직 추워서 물 놀이를 하지 않는 봄날





여행자들의 길이 아니라

그냥 흔한 평범한 길을 걸으며


그늘을 찾아가는 중에 만난

이들





둘다 뭔가 열심히 

열혈한 대화 중!!!!





남의 집 담장 너머로

슬쩍 카메라를 밀어 넣어본다


눈이 유난히 선명한 

큰 잘생긴 개가


직시한다






이내 몸을 낮춰 

가까이 다가간다


빛을 가득 품은 칼날을 새운 눈동자로

 진짜 고양이 인정!!!!





짖다가

말하다가

웅얼거리다가





사실은 그냥


심심했던 걸까


그냥 지나가도 되는 개님을





너무 심심해서

혼자 놀고 있는 걸 봐서




담장 옆을 그냥 지나가도 되는데

놀아준 걸까


아니면 놀려준 걸까






성큼성큼 다가와서


크게 야아옹~





진하게 울어주고

다시 한번 이쁘게 포즈~


그런데 말야


너는 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개님의 푸른 눈과

예쁜 털색만큼






둘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놀고 있는 거였던걸까


지금의 나처럼






몸을 낮추고 눈높이를 맞춰본다


조용히

천천히


눈을 응시하면서





쿠바의 뜨거운 햇살에

저어기 머언 나라에서 온


개님과

고양이와

사람은


제각각 먼 곳에서 한 순간을 같이한다





이 한 순간을....


벌써 4개월이 성큼 지나간 


2015년 7월


부산에 돌아와서 써본다.


집에 돌아와서 쓰는 첫번째 글이...


쿠바의 개와 고양이라니

우리집 고양이들에게 조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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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3월의 쿠바만큼이나 더워진 7월 부산에서...가볍게 하나 올려봅니다.

2. 쿠바, 멕시코, 남미 나라들, 그리고 모로코 터키....고양이들이 한가로왔죠.


3. 담장을 사이에 두고 둘은 그냥 노려봤던가 놀고 있었던가....


 부산은 장마에 태풍!! 비 피해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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